친교실

제목 사과 농부의 눈물 - 맛없는 사과를 위한 변명 2011년 01월 22일
작성자 곽상준

어제 1월 21일 금요일에는 감리교 농도생협의 수련회가 있었다.

 

1년에 한 번 정도 하는 수련회인지라 농도생협의 실무자와 담당자, 그리고 생산자들까지 함께 하는 자리였다.

 

작년과 올해 사과나무를 분양해 보신 분들은 몸소 체험을 하였지만 작년에 비해 올해 사과의 품질이 상당히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고 이는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부분이었던 듯 하다.

 

수련회에서도 이 일이 집중 성토 되었다.

 

충북음성에서 저농약 친환경 사과 재배를 하는 정하종 농민( 나중에 여쭤보니 건대에서 농예를 전공하시고 농사를 짓고 계신 분이더군요)이 나왔는데 분위기는 거의 청문회 분위기였다.

 

그런데 정하종 농민의 사정 이야기를 듣고 보니, 너무 일방적으로 몰아 붙인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기후변화의 최근 상황이 걱정이 되기도 하고 그랬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해 필 꽂히신 김준우 목사님께서 지난 환경부 수련회시에 말씀 하셨듯이, '2010년은 기후변화의 원년으로 기록될 해' 라는 것이 실제 농산물을 수확하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훨씬 더 강렬하게 다가왔던 거 같다.

 

이미 한국은 아열대기후로 기후가 변화되고 있는데 사과나무들이 이런 급격한 기후 변화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고 매우 힘들어 하고 있다는 것이 정하종 농민의 증언이었고 사과나무가 시름 시름 앓고 있음에도 기존의 관행 농법에 의지하지 않고 친환경 농법의 길로 일을 하면서 지난해 사과의 품질 관리가 더욱 어려웠다고 한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나뭇잎이 시들어져 가는 시기, 농약을 뿌리면 나무들이 살아나면서 건강하고 품질 좋은 사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도저히 약을 칠 수 없었다고 이야기 하시는 것을 들으며, 친환경 농산물을 얻는다는 것이 말처럼 그렇게 손쉽게 뚝딱 얻어지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일반 관행농법 사과의 경우 그럴 경우 농약을 치게 되고 그렇게 해서 병충해를 없애고 나면 사과가 오래도록 잘 달려 있게 된다고 한다. 대신 사과는 농약에 노출되게 되는 것이다. 친환경 농법에서는 꽃이 피는 시기와 사과가 처음에 생성되는 시기에만 농약을 치고 사과가 커진 이후엔 농약을 치지 않아서 껍질채 먹을 수 있게 만든다)

 

참고로 맛있는 사과를 얻기 위해서는 사과가 최대한 오래 사과 나무에 달려 있으면서 익어가야 하는 것인데, 올해는 여름에 날씨가 너무 더워 (가장 오랜 기간 더웠고 저녁에도 온도가 내려가지 않았다) 사과 나무들이 엄청나게 고전을 했고 그리고 평년대비 너무나 빨리 서리를 맞게 되어 농부의 손해도 어마 어마 했다고 한다.

 

사과를 운반하시는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금도 과수원에는 얼어서 따지 못한 사과들이 엄청나게 많다고 한다. 최대한 사과나무에 달려 있게 하고나서 따고자 했지만 평년보다 이른 시기에 날씨가 급락하면서 발생한 일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올해 첫번째 네번째, 특히 네번째 사과는 정말 불만이 많았었다. 그런데 농부가 올해의 상황을 이야기 하며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보면서 이해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하종 농부를 직접 본 느낌은 그렇다. 말 참 못하시지만 그냥 직설로 하시는 말에 거짓은 담기지 않았다는 것, 바로 그 정직한 마음은 자연에게서 배운 것일 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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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11 01-23 09:01)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 아프리카의 눈물......
가두리양식장과 농부의 눈물......그리고 공감하는 모든 이들의 눈물.
바로 가까이까지 왔음을 실감하며 지내는 요즘입니다.
환. 경. 재. 앙!

과수원아저씨를 비롯한 농도생협,그리고 환경부원들의 수고로 귀한 사과 알뜰하게 잘먹고 있어요. 봄부터 이상기후가 너무 심각했기에 사과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지요. 한 알 한 알에 담긴 정성을 생각하며 더욱 맛있게 먹을게요. 생협에서 수고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이 기회에 감사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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