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가슴 먹먹 답답 해지는 칼럼 2011년 01월 06일
작성자 곽상준

오늘 오후(1/6) 읽게 된 '내일신문'에 실린 칼럼 내용을 보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저 모은 글들이 시처럼 내 머리를 후려쳤다.

 

게다가 난 지점행사에서 남겨진 피자 조각을 들고 꾸역꾸역 먹고 있던 중이었다. 칼럼 쓴 이가 불룩 나온 아랫배를 허리띠로 졸라맺었다고 하는데... 우적우적 피자를 씹고 있는 내 모습에 땀이 나려 한다.

 

아 이건 정말 아닌거 같은데.... 어찌 해야 하나...

 

아 언제나... 언제나 이 땅에 평화는 오려나

 

일단 기도로라도 메꿔야 할 듯 싶다.

다음은 칼럼을 쓴 이와 칼럼의 내용이다.

 

 

 

 

마석훈새터민청소년 생활공동체 우리집 대표

탈북청소년들과 살면서 꽃제비로 떠돌았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모아 보았다.



지내(매우) 배가 고프다./이틀은 일 없는데, 그 다음부터는 눈에 불이 난다

생 것, 날 것도 다 들어간다./서럽고 슬프다./그냥 막 신경(짜증)이 난다.

맥이 없다./오마니도 동무도 귀찮다./잠이 아이 온다./담배 태우면 좀 낫다.

발이 붓는다./얼굴에 마름버짐이 핀다./올챙이처럼 배만 뽈록 튀어나온다.

남이 뭐 먹는 거 보면 눈물이 난다.

앉았다 일어설 때면 핑 돈다. 깜깜하다./똥이 아니 나온다.

감각이 둔해진다. 파리약 먹은 것 같이 머저리가 된다.

서있기 힘들다. 비틀거린다.

물 '먹으면' 좀 낫다./먹을 거만 보인다.

부끄러움이 없어진다. 어디든 들어가 덮쳐먹고 훔쳐 먹는다./훔쳐 먹다 잡히면, 썩어지게 맞으면서도 웅크리고 먹는다.

하수구에 떠다니는 강냉이 국수 가락도 건져 먹는다./

앓는다. 피똥도 싸고 열이 오른다./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빠진다.

살가죽이 이상하다. 눌러도 한참 지나야 도로 나온다./눈알이 튀어 나오다가 앞이 안 보인다.

주위가 조용해진다./슬프지도 서럽지도 않다.

누워서 옴짝달짝 못하는데, 깜박깜박 자부럽다.

먼저 간 오마니가 보인다./그리고는 영영 깨어나지 못한다.



대부분의 탈북청소년들이 '중간단계'까지는 가 보았고, '거의 끝까지' 갔다 온 아이들도 있었다.



탈북 과정에서 부모 친지 잃어버린 아이들

별일 아닌 듯 담담하게 얘기하는 아이들 앞에서 차마 눈물을 보일 수 없었다. 단지 영양실조로 눈이 멀어버린(안구돌출증) 여자아이 앞에서만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내 튀어나온 똥배가 부끄러워 허리띠를 바짝 당겨 매었다.

'우리집'에는 저마다 사연을 지닌 무연고 탈북청소년들이 14명 살고 있다. 탈북 과정에서 부모친지를 잃었기에 혼자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이다.

사람이 같이 살려면 먼저 고통을 나누고 아픔을 위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10년 전에 우연히 시작한 일이 지금은 업이 되었다.

작은 바람이 있다. 혹시나 통일이 되면, 자신들이 굶어죽을 때 배불리 먹고 산 남한사람들에게 적개심을 드러낼 북조선 민중들에게 말할 수 있길 바란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라고.

당신네들이 못 먹여 버린 자식들, 남조선에서 곱게 잘 키운 곳도 있다고, 공부도 못하고 사고나 치지만 그래도 열정 들여 가르친 학교가 있다고, 아픔에 공감하고 말없이 도운 손길들도 이렇듯 많았다고 보여준다면, 그 마음들이 좀 누그러지지 않을까.


통일의 본질은 정치나 경제보다 '사람의 통일'

막연한 꿈만 꾸기보다 '지금 이 순간' 새터민청소년들을 지원하는 노력이 통일의 근거를 만드는 작업이다. 그러한 정성이 쌓여 미래의 통일이 이루어진다. 어느날 갑자기 '선물'처럼 통일이 이루어질 수도 없겠지만, 그렇게 '주어진 통일'은 엄청난 사회갈등과 혼란을 일으키는 '대재앙의 통일'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음식물 쓰레기가 한해 17조원씩이나 나오는 남한과 300만명이 굶어죽은 북조선. '사람의 통일' 없이 한 하늘 아래에서 재앙을 묶는 통일로 가서는 안될 것이다. 남북통일의 본질은 정치통일이나 경제통일 보다 '사람의 통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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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신(11 01-07 10:01)
제가 다니던 모 대형교회에는 북한선교국이 있었는데요. 그곳을 통해서 탈북청소년들도 만나고 예배도 드리고 그랬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그런 활동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프리카나 동남아의 빈민들을 돕는 것도 좋지만 우선은 가장 가까운 곳의 이웃을 돌보는 게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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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준우(11 01-07 01:01)
아이들이 아름다운 꿈을 꿀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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