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가을, 자작시 몇편 2010년 11월 14일
작성자 임창선

 

은 총

 

수묵 색 하늘 빛

아직 하늘 열리지 않은 이른 새벽

상처입은 영혼들 다독여 주는

낮은 빗소리

깊게 젖어들다


저 멀리
 
아니 가까이

뚜벅 뚜벅 오시는 분

숨결처럼 다가와 화안히 웃으시는 분

두팔 벌려 감싸 안으시며

'아가, 나 너와 함께있다

언제나 어디서나.'

속삭이듯 말씀하시는 분


잔잔한 평화 강같이 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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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풀꽃

 


베란다  한곁 빈 화분 위에

절로 나서 절로 피는 하얀 풀꽃

 

별 모양도 없이 향취도 없이

있는듯 없는듯

여름내 창밖에 우두커니 서 있더니

 

서늘한 바람 나뭇잎 늘어뜨리고

빈 가슴 쓸어 모으다

마지막 심지에 하얗게 불 밝히는 그대

 

그리고

씨앗들 날개닿아 하늘을 띄운다

둥둥 띄운다

눈꽃처럼 흩날린다

 

한몸바쳐

온 세상 흩날리는

풀꽃사랑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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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 부쟁이 꽃

 


가을 빛 물드는 단양 여행길

온누리 음식점 아늑한 창가에

보시시 웃는 보라빛 쑥부쟁이 꽃


어머니 밤새워 지어주신

보라빛 명주저고리 얌전히 차려입은

고향집언니처럼


그리워 둘러앉은 흰머리 친구들

주저리 주저리 옛이야기 피워내고


가슴 따뜻한 그대 다가와 정겨웁게나누었네

향기 동동 띄우면서 추억도 한장 남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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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모두가 아름답다

 


가을엔 모두가 아름답다

물로 씻은듯 정결한 하늘 가

노을빛 나무들 피어오르고

보일듯 흔들리는 영근 열매들

 

가을엔 모두가 아름답다

흰머리 흩날리는 등굽은 여인도

골목길 빠알간 사과장수도

까르르 웃는 낯모를 아가씨도

나 어린 총각 파릇한 턱수염도

팔랑팔랑 어린이 발걸음도

 

가을엔 모두가 아름답다

바바리 옷깃을 세우지 않아도

머플러 길게 휘날리지않아도

잔주름 하얗게 가리지 않아도

스쳐가는 꽃비 사뿐히 맞으면서

사잇길 기어가는 까만 개미들

가을엔 모두가 모두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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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준(10 11-18 01:11)
아~ 가을이 되니... 다시 홈페이지에 시가 올라와서 좋습니다.

그동안 시가 너무 뜸했던게 아닌가 싶어요....

좋은 시 올려 주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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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희(10 11-20 11:11)
좋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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