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가을의 시(詩)5 2010년 10월 27일
작성자 나눔

내 마음을 흔들던 날

이해인

 

바람 부는 소리가 하루 종일 내 마음을 흔들던 날

코스모스와 국화가 없으면 가을은 얼마나 쓸쓸할까

이 가을에 나는 누구보다 나 자신을 길들여야지

나를 힘들게 하고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듯한

사람들의 눈빛과 표정에서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실수나 잘못을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세심하게

읽어낼 수 있는 지혜를 지녀야겠다.

 

 

사랑의 말

이해인

 

시냇물에 잠긴 하얀 조약돌처럼

깨끗하고 단단하게 마음 속 깊이

숨어 있던 그 귀한 말

사랑의 말을 막상 입으로 뱉고 나면

왠지 쓸쓸하다

 

처음이 고운 빛깔이 조금은

바랜 것 같은 아쉬움을 어쩌지 못해

공연히 후회도 해본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더 듣고 싶어

모든 이가 기다리고 애태우는

사랑의 말

 

이 말은 가장 흔하고 귀하면서도

강한 힘을 지녔다.

 

 

따스한 웃음을

이해인

 

나의 슬픔에만 깊이 빠져

이웃을 향한

한 가닥의 웃음에도 인색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주님, 당신이 선물로 주신

영원한 생명을

나의 어리석음으로 놓치는 일이

없게 하소서

 

모든 일상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굴복이 아니라 극복의 태도로

임하게 해주소서

 

살아 있을 때 이웃에게

한 번이라도 더

따스한 격려의 말과

웃음을 주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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