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선교회와 동호회. 둘 다 잘될 수는 없을까? 2010년 08월 17일
작성자 권혁신

 

 

제가 오랜만에 이 게시판에 쓴 글이... 하나는 수양회에서 중간에 빠진 이유를 설명하는 글이었고, 또 하나는 영화동호회가 잘 운영되지 않음을 불평하는 글이었던 것은 지나고 보니 매우 유감스럽네요. 보다 기쁘게 감사할 수 있는 내용의 글을 썼으면 좋았을 것을. 특히나 영화동호회 글은 쓰고 보니 교회 게시판에 이런 글 써도 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뭐 제가 불평을 잘하는 재능을 타고 나긴 했습니다만 ^^

 

제가 3년 전, 청파교회 오고 참 많은 일을 겪었지만, 제 개인적인 신분은 6남선교회 회원에서 5남선교회 회원으로 승급(6남과 5남의 통합으로) 아닌 승급을 한 것 말고는 변화가 없습니다. 처음에 청파교회 와서 청년부에는 연령제한으로 못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당히 당황하고 심적으로 갈등했지만 그렇다고 청년부 행사에 빠진 것도 아니고 낄 수 있는 행사에 끼긴 했지요. 그래도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선교회는 기혼자 중심) 제 위치에 불만도 있었고 방황도 했습니다. 아마 지금 30대 초반이 된 청년들도 비슷한 고민이 있을 거고, 30이 넘어서 청파교회에 들어온 이들은 더 할 테지요.

 그래도 지금은 제 또래 성도분들이 좀 들어와서 저의 외로움이 많이 덜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경계인으로서 처신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고요, 그런 면에서 올해 들어 영화동호회를 맡으면서 영화동호회뿐만 아니라 문화부의 활동이 활성화되어 저 같은 비혼중년들이 예배만 드리고 가는 게 아니고 서로 친목도 쌓고 교회에 잘 적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아예 제2청년부, 혹은 중년부(?)를 만들어 독립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현실적인 여건과 귀차니즘 때문에(총대를 메려면 말 꺼낸 제가 메야 하는데 그럴 자신은 전혀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어쨌든 저뿐만 아니라 청파교회의 사각지대에는 30대 청년 혹은 중년 미혼남녀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을 굳이 양성화시킬 필요가 있느냐, 기존 교회에서 질려서 온 사람들에게 귀찮게 굴면서까지 청파교회에 안착시킬 필요가 있느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아무도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서 교회에 조금 나오다 마는 분들도 있을 수 있기에(물론 그런 이유만으로 단기 출석하는 건 아니겠지요)  이 부분은 뭔가 조치가 필요한 게 아니냐고 몇 번 교역자분들께 물어보기는 했습니다. 물론 교역자분들도 진즉부터 고민을 해오셨을 테고요.

 

뭐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개개인의 사정과 취향, 신앙관, 교회관이 다 다르니까요. 단지 이제는 동호회나 선교회에서 그런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터는 만들어졌거나 만들 수 있을 거 같고요. 5남선교회가 보다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그런 장을 만들지 않을까 싶네요. 동호회가 그 나머지 빈 곳도 채워주었으면 합니다.

 

 

제가 속한 연령대의 이야기만 하다 보니 다른 성도 분들의 상황은 전혀 살피지 못했습니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계실 거라 생각하고요. 전설처럼 전해 들은 전 담임목사님의 목회 철학인 '방임'을 현 담임목사님께서도 고수하신다고 생각하기에 청파교회를 어떻게 소개하느냐는 수양회 설문 조사에 저는 '자유롭다'라고 답하긴 했습니다만, 한용운 시인의 교과서에 올라갈 정도로 유명한 시 '복종'의 한 구절처럼 신도들 중엔 복종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제가 꼭 그렇다는 말은 아닙니다^^) 조금은 소속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선교회와 동호회가 더욱 더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그저께 선교회 모임하면서 깨달은 게 저는 너무 진지하고 심각하게 사태를 접근한다는 생각을 했는데요.(그래서 연애도 못하는 듯?) 저번 영화동호회 관련 글도 그렇게 접근한 거 같아 좀 반성을 합니다. 문화든 친목이든 다 즐겁자고 하는 건데요^^ 혹 제 글로 기분 상하신 분이 계시다면 사과를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목록편집삭제

곽상준(10 08-21 09:08)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과 장을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우리는함께 주님의 나라 만들어가는 동역자란 생각과 다짐을 해 봅니다. 근데 혁신 형제 글 쓰는걸보고 웃기고 재미나던데.... 규모로 세상을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합니다
삭제
권혁신(10 08-21 10:08)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ㅎㅎㅎ 곽집사님이 선교회 시간에 좀 쓴 소리 하실 줄 알았는데... 안 하셔서 좀 섭섭 ㅋㅋ 저도 그렇고 다들 선교회에 신경 못 써서(안 써서?) 요 몇 개월 잘 안 됐는데... 화내고 목소리 높인다고 되는 일은 아니겠죠. 물론 그런 게 필요한 시점도 있지만요. 어쨌든 좀 많이 늦지만 이렇게 인생을 배우는 거 같습니다.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