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영화 동호회 이대로는 더 이상 안 될 거 같습니다. 2010년 08월 10일
작성자 권혁신

 

 

제가 얼결에 영화동호회 운영을 맡게 되어 올 1월부터 꾸준히 영화 상영을 했는데... 더 이상 이렇게 해서는 안 될 거 같습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제가 힘 빠지고 시간 낭비하는 듯한 기분 들 때가 많은 것은 개인의 문제니까 봉사하는 마음으로 하면 되지만 교회 차원에서도 여러 가지로 낭비인 것 같습니다.

그제 '버킷 리스트'란 영화를 1시 30분부터 상영했는데... 첨에는 한 10분쯤 계셨지만 중간에 다 빠져 나가고 집사님 한 분 남으셨습니다. 영화는 중간쯤 왔는데...그  집사님께서도 가보셔야겠다면서 이것도 낭비 아니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으로 상영을 중단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건 낭비입니다.

우선은 공간의 낭비, 둘째는 시간의 낭비, 셋째는 기회의 낭비입니다.

주일 오후 교육관을 2시간 남짓 비워두는 것은 낭비이고, 그만큼 전력을 소모하는 것도 낭비이며, 그 시간에 영화 보려고 오셨던 분들이 다른 일을 못하는 것도 낭비입니다.

1월부터 영화를 상영했는데... 사실 영화 끝까지 다 보신 분이 몇 분 안 됩니다.

한두 분 앉혀 놓고 영화 튼 적이 더 많습니다. 이번처럼 중간에 끝낸 적은 없지만

몇 번이고 저분 가시면 나도 가야 하나 고민한 적 많았습니다.

 

제가 영화를 잘못 선정한 것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교회에서 틀어야 하기 때문에 영화를 너무 까다롭게 골라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 좋아하는 영화 틀면 됩니다. 재미있고 신나는 영화 틀면 되겠죠.

그런데 그게 쉽지 않네요. 하긴 그런 영화가 넘치면 영화하는 사람들 다 떼돈 벌테지요.

어쨌든 이렇게 형식적이고 요식적으로 서비스하듯이 영화 상영하는 것은 더 이상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몇 명이 되었든 정말 영화에 관심 있고 함께할 사람들을 따로 모집해서 정식활동을 해야 할 것이고, 그분들을 중심으로 영화를 같이 선정하고 또 선정된 영화를 상영할 때 교회 주보 광고란이든지 포스터든지 오프라인으로 홍보를 해야 합니다. 이게 영화동호회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도의 조건인 거 같습니다.

전도사님들께 몇 번 말씀드리긴 했는데... 아무래도 한계에 도달한 것 같아서 이렇게 게시판에 씁니다.

교역자분들께만 물어볼 문제가 아니라 청파교회 성도 여러분에게 물어봐야 할 문제인 거 같습니다.

 

우리 교회에 영화 동호회 필요한 건가요?

필요하다면 어떤 식으로 운영해야 하나요?

다른 동호회는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거지요? 영화 동호회가 어떻게 변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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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범(10 08-11 02:08)
마음고생이 있으셨군요... ㅜㅜ 동호회 테마가 조금씩 유행을 타는데다 참여인원이 줄어 운영의 묘가 필요한 시점인것 같습니다. 이달 안으로 각 동호회 운영자들과 함께 상의해보면 어떨까요? 문화부에서 모임 추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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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신(10 08-11 11:08)
권사님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수양회 가서도 전도사님이 영화 틀려고 하셨는데 막상 틀려고 보니까 아무도 안 왔어요. 영화 준비해 갔던 저도 기분이 많이 상했습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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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숙(10 08-12 01:08)
지난 1월부터 상영해왔다면 감상하시는 분들의 연령층을 대충은 파악이 되었겠죠? 자막을 빨리 읽기가 불편한 어른들도 많아요. 알아듣기 편한 국내제작 영화는 어떨까요? 가볍게 재미로 볼 수 있는 것도 좋을텐데요.
변화한다면, 진짜 영화 마니아들끼리 극장에 가서 관람하는 동호회는 어떨가요?
10 명 안팎의 관람객들 뿐이라면 교육관보다 적은 공간에서 상영도중에 문여닫고 드나드는 일 없이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옮기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이른 아침 부모따라서 교회에 와서 하루종일 떠도는 아동들을 위한 어린이용 영화상영은 또 어떨가요? 아이들이 관람하는 동안 부모들은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을텐데요.
어쨋든 여러 사람의 좋은 아이디어로 변화가 필요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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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신(10 08-12 12:08)
말씀하신 대로 국내 제작 영화들도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영화가 없어서...단편영화가 아니고 장편 영화는 좀 어렵더라고요. 그리고 문제는 어떤 영화를 상영하기로 해도 그걸 홍보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주관람연령대가 높은데 그분들은 홈피에 거의 안 들어오시니까) 그것도 문제가 되고요. 진짜 영화 마니아들끼리 극장 가서 관람하는 것도 좋은데 문제는 사람들을 모을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겠죠. 다른 동호회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영화 동호회는 실질적으로 동호회가 아니었던 셈이니...그게 제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면 좋은 의견도 많이 나오고 다양한 활동도 가능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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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배걸(10 08-12 09:08)
영화동호회는 사실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한 동호회 였다기보다 다른 여타 동호회에 참여하기 어려운 분들(쉽게 말해 신체 활동에 제약이 많은 분들)을 위한 사랑방 같은 성격이 더 짙었죠. 그만큼 영화 선정에 있어서도 그 분들이 재미있다고 느낄만한 것을 서비스 했어야 했는데 언제부턴가 그 맥을 놓쳐버린 모습이더군요. 사실 저는 40대지만 시력이 약해서 자막이 들어간 영화는 꺼려집니다. 어렸을 땐 외국영화도 거의 더빙된 것들이었는데 요즘 그런 영화들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이겠죠. 사람들이 없다는 결과론적인 현상을 지적하기 전에 주 대상자들이 만족할만한 뭔가를 제시하지 못한 부분을 먼저 되짚어보고 다른 길을 찾으려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담당자께서 언젠가 추천작으로 올리셨던 리스트, 영화동호회를 찾는 분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만한 것은 하나도 없더군요. 다른 동호회들도 그 때 그 때 필요한 공지사항을 교회소식란을 통해 전달하는 건 못 보셨나요? 영화동호회 대상자들이 아날로그 세대라면 홍보를 비롯한 접근 방법도 아날로그 방식을 어느 정도는 수용해야 합니다. 수양회 마지막날 퀴즈 시간에 첫날 했던 설문조사 결과 몇 가지가 문제로 출제되었는데, 일주일에 한 번도 교회 홈페이지에 들어와 보지 않는다는 답이 절대 다수였습니다. 이곳은 여타 카페나 클럽같은 커뮤니티가 아닙니다. 관심있는 분야를 찾아 선택적으로 가입하고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집단과는 다르다는 걸 아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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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신(10 08-12 11:08)
도배걸님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 부분을 제가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제가 영화동호회를 계속 진행하는 것은 맞지 않는 거 같습니다. 기존의 영화동호회에서 틀어왔던 영화는 제가 보는 영화들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잘 맞고 잘 아시는 분이 하시는 것이 옳겠지요. 물론 저는 제 딴에는 나이 많은 분들을 배려한 영화를 틀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어떤 영화를 틀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번의 리스트에 올린 영화 중에서 두 편 정도는 어르신들도 보실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말씀을 듣고 보니 더더욱 제가 진행하면 안 되겠네요. 이번에 상영했던 버킷리스트란 영화도 저 나름대로는 나이 많은 분들을 생각해서 보시기에 좋을 영화라고 고른 것입니다. 물론 그 영화보다 차라리 토이스토리3를 트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그리고 공지사항 부분은 사실 저야 그렇게 하고 싶지만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존에 그렇게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그렇게 하자고 주장할 수도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동호회를 하는 시간에 영화 포스터를 붙이는 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습니다만 사실 예배 전에 그런 그림을 붙이는 게 좋은 방법은 아니죠. 그리고 사실 올해 8번 중에 두 번은 환경 동호회에서 영상을 튼다고 해서 준비해 간 영화를 못 틀기도 했습니다. 사전에 연락을 받은 바도 없이 취소되었으니 저로선 상당히 기분이 언짢을 수밖에요. 어찌됐든 저로서는 지금 같은 식으로 영화동호회를 운영한다면 제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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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신(10 08-12 11:08)
도배걸님께서 지적하신 대로 애초의 의도가 그렇고 앞으로도 그것을 지키는 방향으로 간다면 저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분이 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9월부터는 다른 일 때문에 제가 주일 오후에 시간을 못 낼 가능성도 있고요. 물론 상영을 진행하실 분이 계시면 영화 구하는 걸 도와드릴 수는 있을 거 같습니다. 조 권사님께서 다른 동호회 운영자 분들과 모임을 주선해 주시면 상의해 보겠지만 다른 운영자를 찾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진행해야겠네요. 정확히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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