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아카시아향과 함께한 속초행 자전거 여행 2010년 05월 31일
작성자 곽상준

저희 교회에서 대략 1년에 한번씩 자전거를 타고 속초 여행을 가는 이벤트가 몇몇 분들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처음에 그 얘길 들을 때는 ' 아니 그게 도데체 먼 짓이여~' 하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건강문제로 자전거를 타고 회사에 출퇴근을 하다보니, 어느날부터 자전거를 타고 더 멀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먼 곳 '속초'에 대한 로망이 하나 생겼고 소원 리스트에 속초 자전거여행을 올리게 되었답니다.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자전거 생활이 겨울동안 잠시 동면기에 들어갔다가 4월 즈음하여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속초의 달인 김재흥 목사님께서 속초행을 권하시길래 기다렸다는 듯이 흔쾌히 '콜'을 외쳤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결정이 '아내들'에게는 무척이나 불편한 사실이었던거 같습니다. 꽤나 오랜 시간 아내들과 이 문제로 실갱이를 하게 된 것이었죠. 남편에 대한 아내들의 '사랑'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속초행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속초행을 감안한 이는 총 다섯분이었습니다. 다른 몇몇 분들도 준비를 했습니다만 시간이 안맞는 관계로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그 분들에겐  상당한 '메롱'을 드리게 되네요^^

 

함께 하신 다섯분은

 

- 속초행 달인 '김재흥'

 

- 인간 전봇대 '안종일' (다리 만져보시면 바로 와 닿습니다)

 

- 칙칙폭폭 백만 힘줄, 입으로 달린다 '이건식'

 

- 최강 근육, 평지왕자 '하정석'

 

그리고 청파약골 저 '곽상준' 이렇게 다섯이 떠나게 되었습니다.

 

소풍전날에도 안설레던 마음이 속초행을 앞두고 어찌나 설레던지 잠을 설치다가 예상시간보다 상당히 빠른 4시30분즈음에 잠에서 깨어 났습니다. 다른 분들도 잠을 잘 못잤다고 하더군요.. 너무 일찍 일어난 탓에 여유를 부리다가 그만,, 간발의 차로 용문행 첫차를 놓쳐 버렸습니다. 근데 고놈의 용문행 열차는 1시간이나 있다가 오더군요... 중앙선 새벽차는 기관사 상황에 따라 시간도 들쭉 날쭉하는 매우 황당한 열차이오니 이 점 참고하시길...

 

월말 마감으로 몹시 무리했던 하정석 집사님도 뒷차로 오고 계셔서 그룹의 가장 막내 둘은 선배들을 기다리게 하고 약 한시간 후 용문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용문역 앞에서 8시경 - 아 좀 늦었다..

 

사이클의 다른 이름은 로드바이크입니다. 그만큼 도로전용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인데요... 산에서나 타는 산악용 자전거인 MTB...  '뭐 금방 따라잡지 않겠어' 라는 생각으로 갔으나,  그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40분즈음 가서 전화를 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야 이거 도데체 언제쯤 만나나....

 

 

 

 

한 시간 즈음을 더 갑니다. 그제서야 연락이 옵니다. '홍천 시내 진입 직전 오렌지 휴게소에서 기다립니다. 어여 오세요.'

 

출발한지 한시간이 넘어서야 감격의 조우를 하게 됩니다. 위의 사진에서 그날 각 사람의 상황들이 그대로 보여지는 듯 합니다.

 

우측 김재흥 목사님, 언제나 진지합니다.

 

안종일 집사님 - 웃고는 있지만... "아 나 지난 한 주 무리해서 몸이 좀 안좋아"

 

하정석 집사님 " 아침도 안먹고 두시간을 쫒아 왔더니 아 좀 힘드넹"

 

이건식 집사님 " 쏼라 쏼라 쏼라... 아 나 힘줄 하나 끊어졌어" - 그래봐야 백만개 중 하나일 뿐이고~

 

 

가면서 여러차례 보게 된 한국의 산하입니다. 얕으막한 모래톱이 이런 운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 저걸 깊이 파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더불어 들었습니다.

 

 

날씨도 덥지 않고 해도 뜨지 않아 자전거 타기 좋습니다. 안종일 집사님은 안경을 쓰니 더 멋지게 보이시는군요...

 

아직 나의 진가는 나오지 않았어~ 언덕이 너무 앝은거 아니야.. 운동 부족이라 팔굽혀펴기라도 하고 가야지 원~

 

앗싸 여기 홍천까지 왔다구... 내가 왠일이냐~

 

배는 어찌나 그리 자주 고프던지... 비빔밥을 척척 먹고...

 

 

아 힘들어 나 힘줄 두개나 끊어져서 못 가겠어~

 

'그래봐야 백만개 중에 두개가 끊어졌을 뿐이고~ 언제쯤 되야 백만개가 다 끊어질려나~ '

 

'아 또 저 소리네... 오늘은 얼마나 저 소리를 들어야 하나~'

 

여하튼 지금 우리는 자전거 페달을 입으로 돌리고 있다 이 말씀이야~

 

 

아 이분들 데리고 어떻게 속초까지 가지... 잘못 시작한거 아닐까? 앞이 하얗다 하얘...

 

그래도 유유히 강은 밑을 향하여 구비구비 흐릅니다.

 

 

이런 길을 달려가고 있어요... 속초갈수록 차는 없네.. 경치도 좋고 아카시아 향도 너무나 좋구나...

 

 

 

 

미시령 한계령의 경계 용대리 휴게소.. 이제 마지막 휴식이다. 오늘 하루 휴게실만 다섯개를 거쳤네 그려.. 이제 최악의 코스 미시령을 향하여 Go! Go! 미시령 옛길을 어찌 넘으려나...

 

우리의 청파 건아들 그러나 훌륭히 미시령 길을 건너 갑니다.

 

 

 

여보 나 또 1등 먹었어.

 

아~ 언덕길이 조금만 더 길었어도 내가 1등할 수 있었을텐데... 왜 이놈의 언덕은 이리도 짧은건지.. 아까워라.. 담엔 내가 꼭 1등 해야지.. 힘줄 여덟개 나갔다...

여보 나 봤지? 나 이제 더이상 약골 아니여~ 봐봐 반팔에 반바지 입은거.. 내가 젤루 건강하다니까.. ( 어후 추워,, 얼렁 좀 사진 찍어줘요.. 추워 죽것네.. 덜덜)

 

 

미시령 정상에서 정말 빠른 속도로 내려와 속초 시외버스 터미널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미션을 완수한 청파 사나이들의 얼굴엔 뿌듯함이 묻어 있습니다.

 

자~ 다음엔 해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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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10 06-01 11:06)
모두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길고 긴 여정이었지만 서로를 배려하고 힘이되어주는 청파인들과 함께하였기에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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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운(10 06-01 05:06)
흑흑 저도 가도 싶었는데요.~~
다음에는 꼭 데려가주세요.
월요일에 출발하면 안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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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배걸(10 06-02 09:06)
ㅎㅎ 푸른언덕 판 '남자의 자격' 같아요.
머지않아 집사님도 김목사님 못지 않게 튼튼해(?) 지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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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홍(10 06-07 02:06)
흐미... 좋으셨겠어요!! 저질체력의 소유자는 폐끼칠까봐 따라나설 엄두가 안나네요 ^^
꼭한번 해보고는 싶은데~~~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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