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도종환의 시 '담쟁이' 2010년 04월 26일
작성자 곽상준

지난 주말 자전거를 타고 가는 데 시멘트 담벼락으로 올라가기 시작하는 담쟁이 넝쿨을 볼 수 있었습니다. 봄이 되어 생명이 살아나니.. 생명 아닌 벽을 생명이 기어 올라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도종환 시인의 시로 한 주를 시작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담 쟁 이

 

                    도 종 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 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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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관 팬(10 04-26 09:04)
흠 ... 이번 창립주일에 오시는 홍순관 집사님이
이 시에 곡을 붙인, 터프한 노래를 부르시는 걸 들은 적이 있지요.
이번에 우리 교회 오셔서도 그 노래 들려주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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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준(10 04-29 02:04)
네 정말 들을수록 감칠맛이나는 노래에요.. 그 분 노래는 많이 들으면 가사가 들어오는 스타일 같아요...

특히나 또 다른 숲을 시작하세요.. 하는 노래가 있는데 노래 앞 부분의 비참함을 그럼에도 희망으로 돌리고자 하는 가사는 참 감동스럽습니다. 이번주에 그 노래 들을 수 있으면 참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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