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헤이세이 너구리 전쟁 폼포코와 4대강 정비. 아바타 2010년 02월 05일
작성자 권혁신

 

오래전에 다운받고서 봐야지, 봐야지 하던 영화를 오늘에서야 다 봤습니다.

원래 영화 동호회에서 틀려고 생각했던 애니메이션인데,

분량과 좀 지나친 왜색(이런 말 안 쓴 지 꽤 됐는데), 일부 외설적인 내용 때문에

'One week'를 대신 틀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안 틀기 잘했다란 생각이 듭니다만,

현재의 우리 상황을 보면 이 애니메이션처럼 가슴에 다가오는 애니메이션도

드물 거 같습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도쿄 인근에 사는 너구리들이 인간들의 뉴타운 개발(진짜 뉴타운이더군요. 우리 대통령 각하께서 서울 시장 하실 때 만든 뉴타운이란 단어가 바로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었습니다. 누가 일본에서 태어난 사람 아니랄까 봐 ㅉㅉㅉ)로 살던 터전을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너구리들 특유의 변신술을 이용해 사람들을 놀래켜서 쫓아낼 계획을 세웁니다. 일본 전설 속에선 너구리들이 다양한 사물로 변신을 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인간의 무지막지한 개발욕을 일개 너구리들이 물리칠 수 있을 리가 없고.

결국 너구리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말 그래도 옥쇄하거나(이 표현 참 거슬리지만 애니메이션 속에선 말 그대로 옥쇄합니다) 가짜 인간이 되어 살아가거나(변신술을 할 수 있는 너구리들), 아니면 인간들 속에서 쓰레기를 주워먹으며(할 수 없는 너구리들) 겨우 연명하거나 합니다.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지금 이 난개발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나 4대강 정비라는 미친 짓거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는 우리의 처지는 정말로 뉴타운에 쫓겨다니는 너구리와 다를 바가 없지요.

 

오늘 인터넷에서 본 사진은 정말...

4대강이 얼마나 미친 짓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네요.

 





윗 사진은 4대강 사업 전이고,

아래 사진은 4대강 사업 후입니다.

 

이런 미친 짓을 하고 있습니다.

멀쩡한 4대강을 살린다고 하면서 수십 조원을 쏟아부어가며...

 

이미 서양에선 4~50년 전에 폐기된 개발정책이고, 일본에서도 20년 전후해서

환경 보전으로 돌아섰습니다.

그런데 유독 우리만 이 광란의 자연 파괴에 놀아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속 너구리들은 귀신이라도 되어서 인간들에 항거하지만...

저 같은 범인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나고 보니 4대강 소송인단에 서명이라도 할걸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들지만...

흐이구!

 

 

 

아바타란 영화가 전 세계에서 엄청난 흥행을 해서 화제가 되고 있죠.

이 영화가 이런 히트를 친 데에는 물론 3D 영상 혁명이라는 테크놀러지 기술의

기여가 크지만...

영화의 주제도 결국은 자연 보호입니다.

사실 미국인들이 이런 영화를 만드는 것에 매우 거부반응이 드는 게

아바타에 나오는 나비족은 바로 인디언과 80% 이상 유사한데

그런 인디언들을 몇천 만 명 학살하고서는 그 기반 위에 번영하는 지들이 이런 영화를 만드는 게 참으로 역겹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바타 같은 영화를 왜 못 만드냐고 말할 자격조차 없습니다.

당장 4대강, 뉴타운이라는 미친 개발놀음에 수십 조 원을 쏟아붓는 주제에 무슨

아바타니 애니메이션이니 노래를 부른단 말입니까.

 

현실로부터 유리된 예술은 그저 망상이고 환상일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미국이나 일본은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도대체가...

서글퍼하고 속상해하면서도 언젠가 우리도 바뀔 날이 올 거라 믿을 수밖에요.

단지 그때가 너무 늦지 않았기를...

흔히 말하는 만시지탄,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안 되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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