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부주의의 끝은... T.T 2009년 11월 09일
작성자 권혁신

 

어제 설교 파일이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올라와서 다행입니다.

아무래도 제 실수 같은데.

담부터는 꼭 확인을 해야겠네요. 흐유.

 

그 일은 그렇다 치고...

어젯밤에 또 사건이 있었습니다.

뭐 큰일이라면 큰일이고, 작은 일이라면 작은 일인데...

스스로 생각해도 참 부끄럽고 한심한 일이지만,

그런 일 이곳 아니면 말할 것도 없는 저고, 창피한 일이라도 가리지 않는 저라서^^

간단하게 적어보겠습니다.

 

요새 여름이 길어져서 모기가 참 많습니다.

요 몇 년 새 더 많아지고 더 오래 사는 거 같은데.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기후의 문제, 천적의 문제 등등.

하여튼 저희 집에 모기가 너무 많아 밤마다 전쟁입니다.

하두 모기가 귀찮게 굴다 보니...(모기들이 유난히 저를 좋아해서 그렇기도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동물이 모기가 됐습니다.  옛날에는 뱀, 악어 같은 파충류나 바퀴벌레, 구데기 같은 혐오 해충이었는데...

 

11월이 훌쩍 지난요새도 하룻밤에 10마리씩은 잡는 거 같습니다.

견디다 못해 작년부터 모기장을 쳐놓고 자는데도.

밤낮 가리지 않고 덤벼들기 때문에,

저녁 시간에 컴퓨터 하다가 손바닥이나 책으로 모기 때려잡는 게 하루 일과가 됐습니다.

그래서 저희 집 천장이나 벽에는 말라붙은 모기들의 시신이 줄줄이 붙어 있고요.

그런데 한 달 전쯤 일이었습니다. 컴퓨터를 한참 하고 있는데컴퓨터 옆 벽에 모기 한 마리가 붙어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옳다구나 싶어서 책을 들어서 팍 쳤는데...

정작 죽어야 할 모기는 저리 도망가고, 옆에 붙어 있던 시계가 못에서 빠져나와 떨어지면서 아래 있던 서랍장 위 유리를 강타! 유리가 깨지고 갈라지고...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제 집이면야 그깟 유리 안 끼고 만다! 하겠지만 33년째 어머니께 빌붙어사는 저인지라 졸지에 3만 원이나 주고 유리를 갈아끼워야 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단 돈 100원도 아까운 백수 시절.

피 같은 돈 3만 원을 날리자니 너무나 속상하더군요.

 

이게 결국은 모기를 향한 저의 증오심. 분노가 이런 불상사를 불러온 것이죠.

3만 원이면 작다면 작지만 크다면 큰 돈. 아프리카 어린이, 북한 어린이 돕기에라도 썼으면 훨씬 값진 돈이었을 텐데... 스스로의 경솔한 행동을 반성, 또 반성했습니다.

 

그렇게 끝났으면 이런 글을 쓸 리가 없겠죠.

바로 어젯밤.

또 신나게 천장에 붙은 모기들을 때려잡으며 편안한 하룻밤을 기약하려고 하는 찰나, 또! 벽에 붙은 모기를 보고 만 겁니다.  이번엔 살살 때리면 되겠지. 이넘의 모기를 잡아야 오늘 밤이 편하다.

그렇게 저의 손에 들린 책이 다시 벽을 향했고...

시계는 다시 밑으로 떨어졌고...

유리는 또 깨졌고...

그렇게 저의 지갑에서 다시 3만 원이 나갔고...

 

이건 뭐 붕어도 아니고 ㅡ.ㅡ;

 

꼭 머리가 나빠서라기보다는

부주의하고 또 모기를 잡아야 한다는 욕망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겠죠.

우리의 죄를 짓는 게 결국은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알면서도, 설마 하는 마음. 이번엔 괜찮을 거야 하는 마음.

그런 것이 우리를 계속 힘들게 하지 않는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글을 남기면서도,

모 커뮤니티에서 저에게 까칠한 댓글을 남긴 다른 이에게 맞받아치는 댓글을 남기고 말았네요. 에휴. 아직 멀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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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배걸(09 11-10 09:11)
모기 정말 지독해요. 전자모기향 켜 놓고 자는데도 앵앵거리는 모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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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신(09 11-10 11:11)
그래서 저는 모기장 강추입니다. 답답하고 설치할 때마다 번거롭긴 하지만 적어도 잘 때 앵앵거리는 거는 피할 수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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