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성서학당 8 - 시 2009년 11월 09일
작성자 성서학당

<엄마>

                             -김완하-

첫돌 지난 아들 말문 트일 때

입만 떼면 엄마, 엄마

아빠 보고 엄마, 길 보고도 엄마

산 보고 엄마, 들 보고 엄마

 

길 옆에 선 소나무 보고 엄마

그 나무 사이 스치는 바람결에도

엄마, 엄마

바위에 올라 앉아 엄마

길 옆으로 흐르는 도랑물 보고도 엄마

 

첫돌 겨우 지난 아들 녀석

지나가는 황소 보고 엄마

흘러가는 도랑물 보고도 엄마, 엄마

구름 보고 엄마, 마을 보고 엄마, 엄마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어찌 사람뿐이랴

저 너른 들판, 산 그리고 나무

패랭이풀, 돌, 모두가 아이를 키운다.

 

감상) 시는 시가 되는 지점이 있다.

진짜 시는 마지막 연에 나오는 연을 통해

앞에서 보았던 연을 의미있게 보게 된다.

세상의 모든 것이 아이를 키운다.

시인의 말처럼 나를 키운것이 사람만이 아니다.

내가 접하고 살아온 그 모든것들이 우리를 만들었다.

관계가 중요하다.

세상의 모든것이 나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나라는 존재는 알고보니 내가 속하여 살고 있었던 땅,

온갖 것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산을 오르며>

                                                      -도종환-

산을 오르며 전에 공연한 자신감으로 들뜨지 않고

오르막길에서 가파른 숨 몰아쉬다 주저앉지 않고

내리막길에서 자만의 잰걸음으로 달려가지 않고

평탄한 길에서 게으르지 않게 하소서.

 

잠시 무거운 다리를 그루터기에 걸치고 쉴 때마다 계획하고

고갯마루에 올라서서는 걸어온 길 뒤돌아보며

두 갈래 길 중 어느곳으로 가야 할지 모를 때도 당황하지 않고

나뭇가지 하나도 세심히 살펴 길 찾아가게 하소서

 

늘 같은 보폭으로 걷고 언제나 여유 잃지 않으며

등에 진 짐 무거우나 땀 흘리는 일 기쁨으로 받아들여

정상에 오르는 일에만 매여 있지 않고

오르는 길 굽이굽이 아름다운 것들 보고 느끼어

 

우리가 오른 봉우리도 많은 봉우리 중의 하나임을 알게 하소서

가장 높이 올라설수록 가장 외로운 바람과 만나게 되며

올라온 곳에서는 반드시 내려와야 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여

산 내려와서도 산을 하찮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감상) 산을 오른다고 하는것이 산다는것, 인생살이로 은유적 표현이 되어 있다. 인생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데, 조심스럽게 살아가야 하는것. 올라갈 때는 하나의 봉우리만 보이지만, 정상에 올라가면 조금 더 높은 봉우리가 보인다.

가장 높은 곳에 섰을 때 사람들이 느끼는 근본적인 것은 자기 자신과의 대면이다.

이현주 목사님께서는 ‘높이 오를수록 설 땅은 좁아진다.‘ 고 말씀하셨다.

설 땅은 좁아지지만 전망은 넓어진다.

영적으로는 깊이 신앙 생활할수록 나에게만 붙들려 살고 있던 사람이 타자를 알게 된다.

 

바다에 서면 말을 잃는다.

숭고sublime함을 느낄때 - 압도적인 큰힘 앞에 서는 순간 자기를 잊게 된다. 자아가 지양되는 느낌.

때때로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보면서도 숭고함을 느낄수 있다.

가장 높이 올라설수록 외로운 바람과 만나는 것이 위의느낌.

 

 

성경을 텍스트로 해서 읽는 것도 좋지만,

시인들의 시를 통해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것도 우리에게 매우 유익하시다고 하셨습니다.

목록편집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