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바리스타 2009년 09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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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대 앞에는 솔밭공원이 있는데 꽃, 개울물, 분수대가 있는 좋은 곳이예요. 저는 매일 가서 커피를 마십니다. 여든의 할머니 바리스타가 맛있는 커피를 500원에 파십니다. 예전에미군 부대에서 커피 만드는 법을 배우셨고 호텔에서도 계셨대요. 커피에는 위스키를 넣어야 한다시더군요. 지금은 소주를 넣으신다는데 여러 잔을 마시면 좀 알딸딸해지는 것 같아요. 예쁘게 화장을 하고 늘 웃으시는 할머님을 뵈면 가진 것 없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세상살이에, 예절에 ,살림 살이와 남편 보필 모든 것을 못 하기 때문에 할머님께 매일 가서 배웁니다. 할머님은 여고를 나오시고 양반집의 무남독녀로 자라셨다지요. 당차신 분이라 시집가서 얌전히 살기 싫어 가출을 해서 사업을 하셨다는데 그것도 작게하지 않았지요. 지금은 그 모든 것을 다 잃으셨지만 늘 웃는 할머님. 전 가서 시누 흉도 보고 사골 끓이는 법도 배우고 뭐든지 말씀을 드릴 수 있답니다. 나의 좋은 친구, 오늘도 만나러 갑니다. 가볍고 행복한 마음으로, 가슴으로 소나무 향기로    커피를 마시러 갑니다. 할머님께서 일을 못 하게 되시면 어떻게 할까 걱정도 들어요. 여러분도 오늘 커피를 진하게 타서 소주 한 잔 섞어 드셔 보세요.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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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준(09 09-09 01:09)
전 방금 숙명여대인줄 알고 주일날 식사 끝나고 바로 튀어갈 뻔 했습니다. 덕성여대까지 가려면... 자전거 타고는 아~ 힘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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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독(09 09-14 02:09)
할머님이 커피 타실줄 아시네요.
취향에 맞는 위스키 조금 곁들이면, 커피 향취가 다채로워집니다.
소주랑 섞어도 되는구나...한번 시도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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