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마더’와 ‘킹콩을 들다’를 보고 2009년 07월 31일
작성자 권혁신


한 달 터울로 두 편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6월 말일에 본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마더'라는 영화이고요.


마더 포토 보기



다른 한 편은 박건용이라는 신인 감독의 '킹콩을 들다'라는 영화였습니다.




킹콩을 들다 포토 보기 




두 영화 다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장기 흥행 중인 영화입니다만,

영화가 다루고 있는 내용이나 풀어나가는 스타일은 정반대죠.

'마더'가 살인혐의를 쓴 정신지체부자유자 아들을 구해내기 위한 어머니의 필사적인(광적이기까지 한) 노력을 다루고 있다면 '킹콩을 들다'는 시골 중학교에 부임한 역도 코치가 촌소녀들에게 사랑과 열정을 쏟아 역도 선수로 키워내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두 영화 다 잘 만든 영화지만.

한국인의 정서에 잘 맞는 영화는 '킹콩을 들다'겠죠.

흔히 말하는 휴먼 드라마에 가까우니까요.

솔직히 좀 많이 작위적이고, 캐릭터가 단순화되어 불만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만. 신인 감독으로서 좋은 데뷔작을 낸 거 같습니다.


그런데 두 영화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요소는...

시골에 사는 결손 가정 10대 소녀들입니다.

'마더'에서 살해를 당하는 소녀는 노망든 할머니와 같이 사는 소녀 가장인데...

이 영화는 이 소녀가 누구에게 살해당했는가를 캐나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또 이 소녀가 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착취를 당하고 피폐해져갔는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마더'에서 아영이란 소녀는 한마디로 매춘을 하여 연명을 해나갑니다.


그에 반해 '킹콩을 들다'에도 아영과 같은 처지의 소녀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은 다행히도 주인공 이지봉 선생의 헌신적이고 현명한 봉사에 힘입어 힘겨운

처지를 벗어날 수 있었죠.

물론 몸을 수단으로 하여(역도를 하여) 생활을 꾸려간다는 측면에서 아영과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남자들과 세상에 대한 극단적인 환멸감을 안고 사는 아영에 비해 '킹콩을 들다'의 소녀들은 진정한 노력과 우애, 세상의 따뜻함 등을 배우면서 성장해 나가죠. 


이 두 영화를 보면서...

가장 뼈저렸던 것은...

세상에, 아니 우리나라로만 한정해도 정말 불행한 사람들이 많은데,

언제까지 제 처지만 탓하고 있을 것인가.

내가 저런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가에 대한 답답함...

속상함. 무력감이 느껴져서...

그런데도 아직은 제 앞가림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의 처지.

주변 사람들에게조차 짐밖에 안 되는...

그런 처지에 대한 속상함이었죠.


당장 큰 돈 벌지 않아도...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회에도 공헌하고, 불우한 처지의 청소년들 도와줄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뭐 당장 일을 못하는 게 문제라기보다는...

오래도록 보람되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려다 보다 보니까 이렇다라고...

스스로 합리화를 하곤 합니다만.



무슨 글을 쓰든지 이런 식으로 흘러서 참 유감입니다.


전 정말 요새 반성할 거 투성이고...

바로 잡아야 할 거밖에 없네요.

에휴.


부디 이지봉 선생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길을 보여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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