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독일에서 드립니다3 2009년 06월 18일
작성자 김기석

주님 안에서 평화의 인사를 올립니다.

여러모로 뜨거운 이 6월을 어떻게 지내십니까?

몇 해 전 제게 다가와 '잘 견뎌'라고 말하던 옛 스승이 생각납니다.

생을 즐길 수 없으면, 어려움을 잘 견디는 것도 미덕이기 때문이겠지요.

저는 밖의 소란을 떠나와, 이곳 독일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 주일 뒤셀도르프 한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교우들의 요청은 거의 2시간에 걸쳐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교우들의 경청하려는 자세가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독일 교회 교우들 스스로 60년 대의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만,

저는 이곳에서 정말 정깊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재독한인교회협의회에 속한 교회와 성도들이

매우 건강한 신앙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음에 놀랐습니다.

 

월요일 두이스부르크를 출발하여 어제까지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지를 탐방하였습니다.

그가 태어나고, 죽은 아이스레벤을 비롯하여

바르트부르크 성에 숨어 성경을 번역했던 아이제나하,

그리고 그 유명한 비텐베르그까지 천천히 시간을 들여 돌아보았습니다.

참 좋은 시간이었고, 에라스무스와 멜랑히톤을 비롯한 인문학자들이

머물며 학생들을 가르쳤던 대학도 돌아보았습니다.

곳곳마다 견학 온 학생들을 바라보며 우리의 교육현실의 척박함을

다시금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세계사의 한 복판에서 벌어진 일을 가까이에서

보고 들으며 자라는 아이들이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나

창조적 사고를 할 가능성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는 오후 늦게 베를린에 도착하여,

독일 분단의 상징물로 일부 남겨둔 베를린 장벽을 둘러보았습니다.

독일 통일 20주년이 되는 올해이기에,

장벽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그렸던 벽화와 어울려

새로운 벽화들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평화에 대한 염원은 누구에게나 한결같았습니다.

200미터가 넘는 페른세투름(T.V 송전탑)에 올라

베를린 전역을 둘러보았습니다.

구 동독과 서독의 거리 모양이 판이하게 다른 것을 보고 놀랐고,

사방 어디를 보나 산이 보이지 않는 것에 놀랐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돌아가 보고드리겠습니다.

 

저는 지금 베를린 한인교회의 이정복 장로님 댁에 머물고 있습니다.

한국을 떠난지 40년이 되셨어도, 어쩔 수 없는 한국인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제는 서러울 정도로 청명하더니, 오늘은 또 흐리네요.

이곳 날씨는 정말 종잡을 수 없어서, 늘 우산을 준비하고 다녀야 합니다.

 

저녁 시간이면, 교우들의 얼굴과 음성이 떠오릅니다.

어쩔 수 없는 가족이구나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주님의 은혜 가운데서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아침 식탁을 차리는 집사님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빵 냄새가 고소하네요.

 

덤.

제가 없다고 신앙생활 게을리하지 마십시오.

더 큰 열심으로 주님의 뜻을 받드십시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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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09 06-19 06:06)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잘 지내시니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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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신(09 06-19 08:06)
어제 발표한 한국교회 목사 1000인 시국선언에 목사님 성함이 있더라고요. 이국에 계시지만 역시나 함께해주셨군요^^ 귀국하시는 날까지 좋은 것 많이 보고, 좋은 사람 많이 만나고 오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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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준(09 06-19 08:06)
지난 수요일에는 이성운 전도사님의 인도로 아주 재미난 수요 성경공부를 하였답니다. 성도들이 함께 갈라디아서를 읽고 그에 따른 질문과 답을 스스로 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그 시간 가지면서 제가 요즘 성경 읽기에 얼마나 게을렀는지를 화들짝 알게 되었습니다. 삶에 바쁘다고 일상 속에 파묻혀 지내다보면 어느덧 길을 잃는 제자신을 확인하게 되는 경험을 또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 세속 사회에서 신앙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어려움을 아침에 다시금 경험해 보게 되었습니다. 일상에서 바른 크리스챤으로 살아간다는 건 거의 투쟁이나 다름이 없는 과정처럼 느껴집니다. 예수께서 내가 곧 길, 진리, 생명이라고 선언하신 것은 인간이 삶의 목적을 얼나마 쉽게 흔들림에 내버려둘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인거 같다는 생각을 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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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미(09 06-19 09:06)
독일 리포트가 되신것 같아요...
나중에 함 가보고 싶네요... 특히 마틴 루터가 성서를 번역했다던 그 낡고 좁은 골방에..
사람들과의 관계가 끊어진 그 자리가 하나님과의 관계가 뜨거운 자리가 아닐까 하네요..

모쪼록 남은 여행 주님의 은혜안에서 건강하게 잘 보내시고,
추억 많이 만들어 오시고,
사진 많이 많이 담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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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순(09 06-22 08:06)
이런 횡재를 하다니요^ㅎ^
청파교회 홈페이지에 이런 공간이 있는줄 몰랐거든요.
지난 2주간 고린도속이 식사당번이라 주방기구들의 달그락소리와 함께 식당에서 예뱨를 드렸거든요(?) 맛난거 많이 했었는데 목사님이 안계셔서... 다음 당번때는 맛난거 해 드릴께요. 손성현전도사님 설교들으려고(들어보려고??) 들어왔다가 설교듣고 감동하고 여기저기 돌아보다가 목사님 편지 발견하는 횡재까지....
건강하신것 같아 안심이구요... 잘다녀오세요.
목사님 안계시니 좀 빈집같이 느껴져서리....혹시 일정을 연장하거나 그러시는건 아니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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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09 06-25 04:06)
모처럼 자유로운 목사님을 보는 느낌입니다.
또 다른 예배,새로운 만남,옛 정취와 발자취 그 하나하나를 느끼며 음미하시는 목사님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배시시 웃음 지으시는 목사님의 모습을....
남은 여행 인생의 보약 같은 여행이 되십시요.내내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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