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독일에서 드립니다 2 2009년 06월 14일
작성자 김기석

교우 여러분,

잘 지내시고 계시지요?

벌써 제가 이곳에 온 지도 한 주가 되어 갑니다.

주일은 잘 지내셨는지요?

잠자리에서도 내내 교회와 교인들이 떠올라,

오늘은 다소 힘들었던 어제의 일정에도 불구하고 일찍 일어났습니다.

 

재독한인교회협의회 집회는 어제로 마쳤습니다.

이번 집회는 제게도 참으로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리의 모임 가운데 하나님이 현존하고 계심을

순간순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집회에 대한 보고는 돌아가서 하겠습니다만,

저 자신이 말씀을 전하는 자라는 사실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집회를 마치고 뒤셀도르프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제나하라는 옛 동독의 도시에 들렀습니다.

그곳은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가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 신약성서를 번역했던 성이 있습니다.

그 성을 둘러보고, 루터가 성경을 번역한 그 낡은 방에 들어가니

여러가지 감회가 떠올랐습니다.

한 순간도 성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루터는 불과 10주 만에 신약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해냈습니다.

고통은 때로 한 인간을 초인의 자리로 끌어올리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는 창밖으로 보이는 저 산 아래 마을에 가끔

눈길을 주었겠지요.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오늘 뒤셀도르프 한인교회에서 설교를 하고 나면

내일부터 마틴 루터의 발자취를 따라 이동을 하게 됩니다.

다소 고단한 일정이 되겠지만,

제 마음은 500년 전의 혼이 뜨겁던 한 젊은이와

시대를 초월한 만남을 기대하며  설레고 있습니다.

 

홀로 있는 시간,

교우들의 얼굴을 그리움으로 떠올려봅니다.

오늘도 평화와 생명의 일꾼 되기를 주저하지 마십시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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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신(09 06-14 08:06)
목사님의 반가운 글을 접해서 기쁘네요~
이 혼란한 시기에 그곳으로 목사님을 보내신 하나님의 깊은 뜻이 있지 않을까요?^^;
한국도, 한국 교회도 정말 초인이 필요한 시기인 거 같네요. 에휴.
건강하시고 무사히 다녀오셔서 독서모임에서 뵐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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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준(09 06-15 12:06)
약간 딴소리가 되겠지만.. 지난 주말 프란츠 알트의 '생태적 경제기적'을 읽으면서 독일의 현재 모습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대단한 환경보호국가인 독일이, 독일인 생태학자(?)의 눈에는 매우 뒤쳐지는 생태국가라는 주장에 일종의 단절감마저 느끼게 되었는데, 프란츠알트가 글을 썼을 때와 지금의 독일이 어떻게 다른지가 매우 궁금해졌습니다.

한국 문제는 잠시 잊으시고 즐거운 시간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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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미(09 06-15 04:06)
타국에서도 기쁨의 강행군(?)이시네요..
목사님이 부럽네요...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여서요....
어딜가나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뿜는 영적인 능력이 계신 것 같아요...

‘오늘도 평화와 생명의 일꾼 되기를 주저하지 말라’는 말씀에 큰 도전을 받으며..
가슴으로만 담는 신앙인이 아닌 삶으로 살아내는 신앙인으로 오늘도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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