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제가 안고 있는 고민들 2009년 05월 11일
작성자 권혁신

 

교회 홈피가 해킹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회복이 되고, 기능도 더 추가되면서
보다 사용하기 편리해졌습니다만  이후에 리뉴얼을 통해 많이 바뀔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간 제가 툴툴거려서 여러 분들을 괴롭혔는데 ㅎㅎ 잘 모르고 설친 거 죄송하고요.  앞으로 바뀔 홈페이지가 더욱 기대됩니다.
그에 반해 아직도 방송실에서 음향 기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몇 주째 실수를 연발하고 있어서 계면쩍기 그지없네요.
벌써 몇 달째인데.... 흐유.
자꾸 폐 끼쳐서 죄송해요. 특히나 조항범 권사님이랑 성가대분들께...

 

여하튼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교회 생활을 해 나간 지 1년 6개월.
완전히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적응한 거 같기도 하고, 아직도 겉도는 거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뭐 결국은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린 문제겠지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 어떤 마음으로 교회에 가느냐. 뭐 그런 문제.

사실 요새 몇 가지 고민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전에 다니던 교회에선 GBS 시간 등을 통해 서로 이야기하고 중보 기도하곤 했는데,
청파교회엔 그런 활동이 없다 보니 새벽 기도회나 수요 기도회 시간에 기도하면 좋겠지만 그러지는 못하고... 아는 교회 분들을 붙잡고 이야기하기에는 좀 쑥스럽기도 하고  막상 떠오르는 분도 없어서 홈페이지에 글을 남깁니다.

그냥 넋두리 정도로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직장을 관두고 아니 그 이전부터 계속 고민해 왔던 문제는 무엇을 해서 먹고 사느냐의 문제인데, 이게 어찌 보면 스스로의 성실성이나 진지함과도 결부된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면 제가 30년 넘게 살아오면서 대학교 1학년 때의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해서 정말 많은 일을 해왔지만 그 중에서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한 일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거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이 바닥에 왔는데 지나고 보니 그저 임시방편으로 또는 편한 일을 찾아 다니기만 한 게 아닌가 싶고요.
이제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이때 정말 도덕 교과서에서 배웠던 자아실현 도구로서 일을 하고 싶은데, 그게 싶지 만은 않은 현실이고,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게 더욱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안정적이면서 보람되고 재미있고 페이도 나쁘지 않은... 그런 일은 없겠죠?^^ 열심히 찾아보고 노력하면서 기도할 밖에요.

 

 

 

다른 문제는, 결혼의 문제입니다.
제가 이제는 결혼 적령기를 지나 노총각의 대열에 들어선 나이라서, 어떻게든 결혼하겠지 하던 막연한 희망은 진작 깨지고, 이러다 결혼이란 걸 할 수는 있을까 하는 위기감에 빠진 지 벌써 몇 년이 됐네요.
더욱 문제가 되는 건 결혼식에 가면 갈수록 나도 저런 결혼식을 해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결혼 너무 힘들 거 같다. 안하는 게 낫겠다 하는 생각이 더 커진다는 거지요.
상대도 없지만 있다 해도 걸리는 문제들이 너무 많고, 앞서 가신 교회 형들처럼 CC가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1년 6개월 지내 보니 그게 참 어렵다는 걸 절감하다 보니까요.
차라리 그냥 독신으로 살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만 종족 번식의 본능이란 걸 외면할 수도 없고... 어쩌다 몇몇 여자 분을 만나기는 해도 관계가 지속되지 못하는 저이기에 고민은 점점 커지네요.
스스로의 부족함을 알면서도 변하지 못하는 제가 답답합니다.
누구를 만날 것인가. 정말 어려운 문제죠. 이 문제만 생각하면 한숨만 나오네요. 흐유. 결혼 상대자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이건 정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결혼을 못해도 좋으니 궁상맞아지진 않았으면 좋겠는데.


다음 문제는 신앙의 문제입니다.
제가 청파 교회 와서 이전 20년 동안 배웠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만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 다른 부분이 많아서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더욱이 내일부터는 예수 학당을 통해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사실을 배워나갈 텐데 기대 반, 두려움 반이네요. 제가 자주 가는 사이트, 청파 교회를 가르쳐준 사이트의 지도적인 위치에 계신 목사님의 신학은 예수 학당이나 예수 세미나, 청파 교회와는 극과 극의 위치에 있어서 두 관점을
모두 접하는 저로서는 혼란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물론 청파교회에 적을 두고 있고, 제 성향과도 맞기에 이쪽 노선을 따르고 있긴 합니다만, 너무나 모르는 것이 많아서 갈피를 잡기 힘드네요.
무엇을 어떻게 믿을 것인가. 정답이 없겠지요. 부디 올바른 진리의 길을 따라 갈 수 있기를.

 

 

마지막으로, 현 시국에 대한 고민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정말 막장으로 치달으며 80년대 공안 정국을 방불케 하죠.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억압받고 있으며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문제는 그 심각성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고 그중에 상당수가 맹목적으로 현 정권을 지지하고 있는 기독교인들이란 것입니다. 또 교계 내의 부조리도 심각하고요.
그래서 세상으로부터 교회는 점점 유리되고 있고, 한국 개신교는 배척의 대상이 되고 있네요. 참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좀 더 멀리 보면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부터 촉발되는 경제 공황의 위기감이 높아지는 반면에, 인류가 저지르는 환경 파괴로부터 시작되는 지구 온난화로 인류 멸망의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는데.
이런 사실을 접할수록 한 개인의 힘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를 깨달을 뿐입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현실을 알고 동참하면 좋을 텐데. 우리나라는 이런 데엔 너무나 무감각하니 더 걱정이 되네요. 4대강 정비로 말 바꾼 대운하 사업이니, 녹색 성장이니 너무나 터무니 없는 짓꺼리를 자행하는 현 정부를 봤을 때는 거의
절망 수준이고요.

두서 없이 제 고민을 늘어놓았는데요. 이제 기약없는 백수 생활을 시작하는 처지에 이런 걱정들만 안고 있으니 더 암울하네요.
감히 중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그런 아니고. 이런 처지에서 시들어가는 청춘이오니 오버하거나 실수하더라도 좀 봐주시길^^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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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09 05-11 09:05)
홈페이지가 새로 개편되는 방향은 이제 누구 한 사람의 생각과 노력을 통해 수행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물론 수고하는 손길이 귀하고 소중합니다. 더우기 일의 효율이라는 관점에서는 그것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식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려는 것은 그런 효율은 아니지 싶습니다. 이제는 같이 만들어 가야할 때입니다. 새로운 홈페이지를 기대하는 마음보다는 어떤 홈페이지가 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과 참여가 더욱 필요한 때 인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혁신씨의 많은 참여와 의견으로 이만큼이나마 좋아졌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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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준(09 05-12 10:05)
무작위 수를 잘못 적어 800바이트 꽉찬 글이 날라 갔어요... 허거걱... 힘빠져서 답변을 못 드릴 거 같아요.. 다음에 만나서 얘기하거나.. 다음에 에너지 충전되면 다시 답변을 달아 놓겠습니다.

근데 이거 싸이월드처럼 비밀기능이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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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준(09 05-12 10:05)
한마디만 할께요.. 신앙적인 부분에 대한 언급인데요.. 헷갈리지 말고 둘다 가져라~ 둘 다 필요하다... 대신에 상대에게 눈 감지 말라.. 라는 정도는 해드리고 싶은 말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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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신(09 05-12 10:05)
아 안 집사님. 제가 오해의 소지가 있게 글을 적었네요. 차후에 모임을 통해서 또 바꾸어 나갈 것이다 그런 뜻이었는데... 저도 여러 사람의 참여로 바뀌어 갈 홈피가 기대된다 그런 뜻이었습니다. ㅎㅎ 오해 없으시길. 곽 집사님과는 따로 개별 면담 시간을 가져야겠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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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범(09 05-13 03:05)
죄송이라뇨 여러가지로 부담갈수있는 일을 맡아주어서 고마울 뿐입니다. 그리고, 혁신씨를 위해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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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미(09 05-14 04:05)
결혼문제인데요... 결혼은 빨리 하는 것보담 주님의 때에 하는 것이 더 유익합니다.
주님의 때가 언제냐구요?? 그것은 혁신 형제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해 주는 자매가 나타날때.... 어디선가 혁신형제 만나려고 준비중이겠지요... 끝까지 주님을 신뢰하면서 기다리세요... 설마 주님께서 노총각으로 만드시겠어요?? 우리에게 좋은것으로 채워주시는 주님께서 반드시 때가 되매 혁신형제의 반쪽을 만나게 하시리라 믿어요...
(너무 종교적인가요?? 우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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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신(09 05-14 06:05)
하핫. 격려의 댓글 감사합니다~ 고민 나눔의 효과가 있었는지 내일 면접 보기로 했네요ㅎㅎ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던 곳이라... 잘되길 빌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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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신(09 05-15 04:05)
얼서 퍼온 글.

'결혼’에 대한 꿈은 급속히 ‘사람’에 대한 꿈으로 환원되지요. 실은 많은 사람들이 ‘사람’을 얻기 위해 ‘결혼’이라는 낡은 그물에 의지하고 있지만, 결국 그 그물의 소유권은 사람이 아니고 그 그물로 되돌아가는 일이 잦습니다. 인문(人文)은 체제가 원수입니다; 그러나, 체제가 없이는 연대도 일도 노릴 수가 없다는 것이 늘 인문학도의 자가당착이지요.
더러 밝힌대로, 나는 어느 순간도 ‘독신주의자’가 아니었지만, 이미 독신의 늪에 깊이 빠져 있습니다. ‘주의’(主意)와 주장보다, 버릇의 지옥이 늘 한 수 위이지요. 혼인과 독신의 문제도 대체로 그러하리라고 봅니다. 나는 이 늪 속에서 그저, 작은 연 꽃 한 송이라도 피워낼 수 있기를 희망할 뿐입니다.한편, 실질적으로 말하자면, 언제부터인가 나는 ‘현명한 여자’에 대한 꿈의 기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상술한 꿈도, 자세히 분석하면 이 현(賢)과 명(明)에 대한 얘기입니다. 그리고, ‘현명’에 이르면, 결국 여자와 남자의 구별조차 없어지긴 하겠지요. '

주변에 결혼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결혼 못해도 어쩔 수 없다가 됐습니다. ㅎㅎㅎ
못하면 할 수 없지요 ㅋ
저도 그저 작은 연꽃 하나라도 피워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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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신(09 05-18 12:05)
안타깝게도... 떨어졌다는 문자를 T.T
다른 기회를 알아봐야겠네요. 딴 짓하다가 교보문고 놓친 게 아쉬울 뿐... 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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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독(09 05-18 01:05)
혁신씨가 이렇게 열심이니 지금은 앞이 안보이더라도 방향만 잘 잡고 나가면 어느 순간 몬든 것이 밝게 보일 겁니다.
직장은 본인이 관심있고 하고 싶은 분야를 먼저 정하세요. 근대 한국 주입식 교육의 피해자인 우리들로써는 마음대로 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스스로 원하는 것이 명확해야 다음 발을 내딛을수가 있는겁니다.
아무튼 홈피에 이렇게까지 하디니 대단한 용기입니다. 이정도 용기라면 세상에 겁날게 없습니다. 많은 이들이 도움 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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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신(09 05-19 05:05)
신독님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데 누구신지? ㅎㅎㅎ
못 보던 분이라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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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독(09 05-20 06:05)
이런...못 보던 이라니...목사님 아시면 경치겠네...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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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09 05-21 01:05)
신독은 고재중이라고 하는 잘 몰라도 되는 이가 있어요. 결혼하시려면 교회교사를 해보세요. 강추! 전 중고등부 교사 8 년 했더니 아주 착하고 좋은 남자를 만났거든요. 애기도 건강하고 이쁘게 낳았어요. 서른 여섯에 자연분만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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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신(09 05-21 04:05)
제가 교회교사를 하려면 방송실을 관둬야 하는데 ㅎㅎㅎ
제 전임자도 그래서 관뒀는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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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신(09 05-21 09:05)
글고 보니 꽤 오래 교사를 하고 있지만 아직 싱글인 누구도 생각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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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준(09 05-26 11:05)
여자하고는 다르겠지요? 앞으로 8년만 교사생활하면 된답니다^^... 밑져야 본전인데 머... 그댄 이거 너무 젯밥에만 관심이 가 있는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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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09 05-27 10:05)
그럼 전 앞으로 5년 남았나요? ^^; (지나가던 교사 3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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