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그래도 다행 2009년 04월 02일
작성자 윤석철

샬롬!

 

사순절 순례길에 있는 교우 여러분께 지중해 Cyprus에서 인사드립니다. 조금 전, 새벽 기도회에 참석하러 부지런히 발걸음 재촉하는 아내 장권사와 통화했습니다. 교회 홈페이지의 손상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교우님들께 사랑의 인사를 드립니다.

 

홈 페이지 때문에 많이 속상해하고 걱정하고 있을 안종일 집사님, 그리고 애정을 가지고 홈페이지를 돌보아 오신 교우님들과 안타까움을 같이합니다. 조항범 권사님, 그리고 미국에 가 계신 권혁순 권사님, 모두 힘 내세요,

 

교회 홈페이지도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고, 그것을 대비할 수 있도록 일깨움을 받았으니 배운것이 있는 셈입니다. 복구하지 못해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 앞으로 채워나갈 일과 내용으로 희망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남아있는 자료가 있으니 다행입니다.

 

작년 초, 남대문이 불탔다는 소식을 듣고 그 새벽에 남대문으로 달려간 적이 있습니다. 아직 뭉게 뭉게 피어 오르던 연기를 보면서, 주저 앉은 남대문을 보면서 부끄러움에 소리 없이 울었습니다.

 

그러다가, 아직 남은 것이 있으니, 저 만큼이라도 남아 있으니, 옛 것과 새 것으로 다시 세워보자 다짐하면서 돌아섰지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라진 자료는 가슴 속에 간직하고, 지금부터 다시 옛것에 이어 새일로 오늘과 내일을 엮어 나가면 더 의미있는 터전이 될 거라는 희망을 가집니다.

 

홈 페이지를 처음 개설하고 감사헌금을 드렸을 때 입니다.

"새로 교회를 지었다"는 내용으로 헌금을 드렸지요. 그런데 광고를 들으신 연세 많으신 원로 권사님께서 "어디다 교회를 또 세웠다구요?" 저에게 물으시더군요.

 

예, 청파교회 홈페이지는 우리가 마음 속에 세웠던 교회지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처럼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찾아 갈 수 있는 교회, 다른 사람 잠들어 있는 시간에도 문 열고 들어가 지친 마음을 내려 놀 수 있는 청파교회, 그 홈페이지를 앞으로 많이 사랑해야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봄 맞이 교회 대청소를 한다는 광고를 보았는데 On-Line 교회도 대 청소한 것으로 생각하시지요.

 

상황을 설명하는 글에서 본 것처럼, 교회 홈페이지를 나쁜 뜻으로 악용하려던 사람들이 있었으니, 이 시대의 교회를 보는 것 같습니다.

피해가 있었지만 그 나쁜 뜻에 더 이상 이용되지 않았다는 것으로도 큰 위안이 됩니다.

 

담당하시는 분들의 아픔이 제 아픔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래도 다행"입니다.

힘 내세요.

그리고 수고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또 어떤 일이 앞으로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앞으로 계속 수고해 주세요.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창 밖으로 지중해 밤바다 파도소리가 끊임없이 들립니다.

지금 시간은 사순절 특별 기도회 시간이겠군요.

저도 기도 드리고 잠자리에 들어야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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