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독서모임5- 가시선인장 2007년 11월 19일
작성자 박어진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는 물러가고, 이란에는 신정정치를 수호하는 정권이 집권을 한다. 그에 따라 주변국도 영향을 받게 되었고, 이런 흐름 속에서 아랍권의 작가들은 검열통과(출판여부)의 문제와 현실에 미학적 거리를 두면서도 갈등이 깊어져만 가는 현실을 담아내려는 고민에 부딪힌다. 1976년 싸하르 칼리파의 <<가시선인장>>은, 지난번 선정도서인 <<팔레스타인의 눈물>>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이의 갈등에 초점을 맞춘 것과는 달리, 이스라엘 점령 하에 팔레스타인 내부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현실을 좀 더 담아내고자 한 작품이다. 1. 내용요약 여러나라를 돌다가 귀국한 우싸마는 점령 현실에 적응해버린 조국 사람들과 특히, 자신과 어린시절을 함께한 사촌 아딜을 만나 실망을 하게 된다. 한편, 아딜은 신장투석기를 단 아버지를 비롯한 9명의 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폐허가 되버린 알카르미 가家의 농장을 떠나 이스라엘로 일을 다니고 있다. 직장동료 싸비르 아버지가 일하던 중 사고로 손가락을 잃게 되자 아딜은 그가 노동자가 보상받을 수 있는 최소한을 위해서 우싸마와는 다른 투쟁을 묵묵히 한다. 아딜의 막내동생 바씰의 정치적 관심은 높아져 가고, 누이동생 누와르는 감옥에 수감 중인 쌀리흐에 대한 아픈 마음을 남몰래 이어가고 있다. 테러를 감행하려고 계획 중인 우싸마는 실행 전 몇 번이고 아딜을 만나 그의 현실순응적 태도를 비난하고 바꿔주려고 한다. 그러나 알카르미 가 농장의 머슴 아들이었던 샤하다가 가진 자가 되어 거들먹거리는 태도에 대해 자신과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아딜에게 분노하고 결국 그 날의 대화로 그들은 결렬한다. 우싸마의 동지들은 테러를 감행하고 그로 인해 통행금지가 내린 상태에서 바씰은 이스라엘 군에게 야유한 죄목으로 끌려간다. 바씰은 감옥에서 쌀리흐와 다른 민족투사들을 만나 아부 알잇즈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고 사상교육을 받다가 나온 후에는 친구들에게 과장된 영웅담을 자랑한다. 한편 아딜의 또 다른 동료 노동자 주흐디는 이스라엘 노동자인 쉴로모의 아랍인 욕에 분노해 그를 폭행하다 끌려간 감옥해서 감옥 내 작은 정부의 지도자인 아딜(주인공과 다른)을 만난다. 스파이 혐의를 벗은 후 감옥에서 적응해 공부를 하다가 출옥한다. 한편, 우싸마는 이스라엘 장교 살해를 기도하고 도망하였으며, 그의 어머니는 용의자 조사를 위해 자신의 집에 쳐들어온 이스라엘 군인들을 통해 이 사실을 간접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도망간 주흐디는 다른 지역에서 버스 테러를 감행하다 죽게 되고, 우연히 그 자리에 끼어버린 주흐디도 죽게 된다. 아딜이 해결하려던 싸비르 아버지의 문제는 법의 판정과는 달리 회사의 거짓 파산 신청으로 한푼의 보상도 없이 끝이난다. 감옥생활과 우싸마와의 만남으로 자극을 받은 바씰은 우유부단한 누와르의 태도에 분노해 중매를 서려는 아버지에게 쌀리흐와의 관계를 폭로하고, 이어 아딜이 이스라엘에서 노동력을 팔고 있다는 것마저 터뜨린다. 아버지는 충격으로 쓰러지고, 이스라엘 군에 끌려간 누와르의 친구이자 쌀리흐의 여동생인 리나에 의해 우싸마와(그 동료들) 연계가 발각된 바씰은 도망간다. 군인들은 그 집 지하에 파놓은 굴에서 폭탄을 발견하고 결국 그 저택을 폭파한다. 2. 갈등의 두 축:우싸마와 아딜 저자는 이 둘 사이에서 이상주의(우싸마)와 현실주의(아딜)가 어떻게 갈등하고, 합류하며 서로를 어떻게 변화시켜가는지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그중 어느 것도 절대적으로 더 옳거나 더 그를 수 없는 삶의 자리, 즉 전쟁의 부조리함을 드러낸다. 현실에서 역사의 주연은 우싸마와 아딜이 아닌 전쟁일 뿐이다. 우싸마와 아딜은 또한 점령(모티브) 내 떠난 자와 남은 자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남은 자들은 이스라엘에 경제적 의존도가 심화되는 상태에 처해있다. 아딜 집(알카르미 가)의 농장이 폐허로 변한 것은 이스라엘 점령이 가져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가난한 생존을 드러낸다. 아딜을 포함해 그들은 이스라엘 물건을 사며 이스라엘에 가 노동력을 팔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들의 정치의식은 점차 약화된다. 그들에겐 외부에서 들어온 내부자 우싸마의 이상주의가 미덥지 못하다. 왜냐하면 점령지에서 가난한 삶 이어가야 하는 사람들의 현실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빵을 파는 상인을 비난하는 최신 유행하는 바지에 다린 셔츠를 입은 말쑥한 청년(p72)은 민족 현실과 유리된 모습을 하고 있다. 이것이 우싸마의 현실의식 정도이기에 이는 망명생활이 빚어낸 또 하나의 비극이다. 그러나 이상주의자/현실주의자, 남은자/떠난자 모두 점령 하에 상처받은 자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우싸마-아딜은 결렬한 듯 보이나 서로 닮아있을 수 밖에 없다. 3. 주제- 1장 이 소설은 우싸마가 조국으로 가는 다리를 건너기 전에 점령 이전에 팔레스타인을 젖과 꿀의 고장/나라, 약속의 땅으로 향수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러다 슬픔에 잠긴 우싸마의 '왜 슬픈 노래는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일까? 우리가 낭만적인 민족이라서?' 질문과 대답에 저자의 문제의식이 드러나고 있다. 팔레스타인이 점령 이후 낭만을 노래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하는 것이다. 느낌도 사랑도 시도 죽어가는 이 낭만이 무너진 시대에 팔레스타인의 문제가 여기 있다고 말하고 있다. 1장에 나타난 우싸마 역시도 감상적인 인간인 자신을 의식적으로 부끄럽게 여기는 장면에서 저자 자신과 팔레스타인의 아픔이 전해진다. 4. 저자가 던지는 질문들. -nationalism(민족주의, 국가주의)이 과연 사람을 성숙시키는가? :주흐디와 바씰의 내적동기와 싸비르 아버지가 듣고 싶어하는 것은 영웅담이다. 그들은 모두 영웅을 필요호 하고 있으며, 민족주의는 영웅주의와 결합하기가 매우 쉽다. -아무런 보상도 없이 종료된 싸비르 아버지에 대한 아딜의 노력은 무의미한가? 혹은 유효한가? 생존권보전능력을 상실하고 있는 정부 하에 오늘도 계속되는 생존권 사수 노력은 무의미한가? 혹은 유효한가? 5. 기타 분석 -팔레스타인 내부 갈등을 그림으로 저자는 현실에 대한 서사적 거리를 확보해내고 있다. -소설의 헌사나 바씰과 다음 세대에 대한 기대감, 니달 앞에서의 이스라엘 군인의 눈물, 죽음의 위기에 처한 이스라엘 장교에 대한 아딜의 일으킴과 그 장교의 부인을 기대게 해줌 등 여러 장면들을 통해 저자는 일상에서 작은 희망 찾기의 노력을 보여준다. -아딜과 우싸마 사이에서 끼인자로 혼돈스러웠던 주흐디가 버스 테러 사건에도 끼어서 죽어가는 장면묘사는 의식의 흐름 수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저항하는 사람들을 homeless로 만들어버림으로(아딜 집 폭파) 그들 삶의 터전 자체를 없애려고 한다. 이를 바라보는 이들은 무기력에 빠지기 쉽게 된다. -'아딜'이란 이름의 뜻은 'just' 'justice'이다. 저자는 정의실현을 위해 주인공 아딜에게서는 부족한 점(적극적 저항, 리더쉽)을 주흐디가 감옥에서 만난 또 다른 아딜을 등장시킴으로 보충하려 한 것 같다. 6. 다음 모임 11월 24일 2시에 에드워드 윌슨의 <<생명의 편지>>(싸이언스 북스)를 2부까지 읽고 모입니다. 각자 정리한 낯선 용어와 공감이 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나눌 예정입니다.
목록편집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