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떠돌이 2007년 10월 20일
작성자 윤석철
서울을 떠나온 이후 3주, 참 여러 곳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많이 지쳤습니다. 어둠이 내려 앉는 시골길에 차를 몰면서, 집집마다 하나 둘 불 켜진 창을 보면서, 서쪽 하늘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낮의 그림자를 보면서 <떠돌이>라는 말을 떠 올리곤 했습니다. 아직도 찬송가 82장을 부를 때면 목이 메입니다. 길도 없이 거친 넓은 들은 날마다 제가 헤매는 그 길입니다. 보는 사람이 없기도 하지만 부끄러운 줄 모르는 눈물이 볼을 타고 흐릅니다. 그런데 정말로 돌아 갈 곳이 없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가슴 아프게 슬플까 생각해봤습니다. 작은 아들 여준이 독일로 유학 와서 첫 해 겨울에 그렸던 그림이 있습니다. 그 그림, 창 밖에서 드려다 본 집안은 따뜻했습니다. 어린 제 아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그 메시지를 이제 공감하는 아비입니다. 혼자 운전하면서 저도 모르게 목청껏 이 찬송 저 찬송을 부르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할 때가 많습니다. 가사도 맞지 않고, 장 단 고 저가 영 제멋대로지만 그것이 제가 드리는 기도입니다. 밖에서 창문을 통해 집안을 드려다 보듯, 제 자신을 드려다 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참 좋으신 분입니다. 그렇게 오래 참으시고 기다리시는 하나님, 저를 바라보고 계신 하나님 앞에서 제가 인간의 무슨 능력을 자랑하겠습니까? 낮고 부드럽고 묵직하게 제 가슴으로 들어 온 말씀이 있습니다. I will never leave you alone. 지금 서울 시간으로 새벽 4시 반쯤 됐습니다. 모두 편안한 밤 보내세요 하나님이 함께 하십니다. 윤석철 독일 뉴른베르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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