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녹색살림배움터에서 있었던 반가운 일..... 2007년 08월 29일
작성자 박운양
지난해 "녹색교회"라는 청파공동체의 화두가 저에게는 적지않은 무게로 다가왔었지요. "녹색살림배움터"라는 야학성격의 배움터를 함께 시작할 수 있었고, 새만큼 갯벌을 지키기위해서 나름대로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었습니다. 녹색살림배움터는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현재 20여명의 교사들이 '어르신 영어 교실'의 학생 십여명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 교실'학생 10여명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답니다. 청파 공동체의 많은 분들이 목사님을 비로하여 관심을 가져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굳이 어떤 교훈을 유도할 생각은 없고 제가 느낀 있었던 일 그대로를 소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어르신 영어 교실'은 매주 화요일 2교시 오후8시부터 9시까지 매주 한시간씩 녹색살림시간을 갖습니다.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공부하는 시간입니다. 애초에 '녹색살림배움터'라고 명명을 하게 된 것도 이왕이면 친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인 마인드를 지향하고 키울 수 있는 배움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런 방향으로 지향은 하지만 어떤 구체적인 실천에 있어서 확고한 것도 아니었고, 매주 한 시간 수업을 진행하면서도 정말 " 특히 어머님들이 이렇게 친환경적으로 살림을 꾸려 나가실 수 있을까? 적지 않게 회의적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수업은 꾸준하게 해왔습니다. 어떨때는 매뉴얼을 정해서 구체적인 실천을 매주 체크해 볼까?도 생각했지만, 한편으로 주로 영어공부를 하러 오시는 어머님들에게 부담을 드리지는 않을까? 노파심에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일상의 귀챠니즘은 정말 소나무에 붙어 있는 송진만큼이나 끈적한 것이어서 친환경적인 구체적인 실천의 결단을 내리고, 그렇게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은 우리 모두 공감하고 있는 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말 배움이라는 것이 그렇게 소중한 것이며 실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구나! 확신하게 된 일이 일어 났습니다. 물이 마실 수 있도록 정화되기까지 그리고 수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며 관을 통해서 각 가정에 전해져서 사용하기까지의 과정들을 함께 공부하면서 물의 소중함에 대해서 함께 공유할 수는 있었지만, 사실 구체적인 일상에서 어떻게 물을 절약할 수 있것인가?에 대해서는 서로들 막막한 것이 현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난 주 "녹색살림"시간의 주제는 쓰레기였습니다. 오염물질이 정화되기 위해서는 얼마의 노력이 필요할 것인가?에 대해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마요네즈나 기름 한숫가락을 정확시키기 위해서는 자그마치 24만배의 그와 같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는 사실, 일회용 기저귀가 완전 분해가 되려면 100년이 넘어야 하고 스티로폼은 500년이 넘어야 한다는 사실... 각각의 사례를 가지고 수업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평소에는 그렇게 말이 없으신 60대 초반의 강정숙 어머님이라는 분이 한말씀하고 싶다고 손을 드시는 것이 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모두의 시선은 그분에게 모아지게 되었고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매주마다 환경수업을 들으면서 어머님은 마음 속에 실천에 대한 갈증이 일어 나셨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절수"를 실천하시기로 결심을 하셨답니다. 세탁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손빨레를 하시고, 설겆이 할때도 따로 물을 받아서 사용하고, 양치질을 할때도 식구들 모두 컵을 사용하도록 하는 등 물을 아끼기 위한 모든 실천에 돌입하셨답니다. 식구들도 처음엔 불편해 했지만 함께 뜻을 모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물을 아끼는 생활이 익숙해져가고 있을 때, 서대문 수도사무소 직원이 강정숙 어머님댁에 찾아 왔더랍니다. 물이 갑자기 이 댁만 엄청 줄어서 누군가 이사를 가거나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해서 찾아 왔다고 합니다. 저와 다른 학생 어머님들은 적지 않게 놀랐습니다. 그리고 저는 무엇보다도 나로서는 그렇게 확신을 가지고 수업을 하지 못했지만, 환경에 대한 수업시간인'녹색살림'시간을 통해서 살림을 직접하시는 어머님들의 입장에서 '중요한 문제'로 받아 들이고 계시구나!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무엇보다 흐믓하고 기뻣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모범사례가 만들어지니까 다른 어머님들도 크게 도전을 받으시는 모습을 확인하는 것도 큰 기쁨이었습니다. 딸이 손주나면 절대로 일회용기저귀 안쓰고 천 기저귀쓸거라는 결심을 말씀하시는 어머님들. 갑자기는 안되도 시나브로 세탁기의 사용시간을 줄여나갈 거라고 말씀하시는 어머님들을 보면서 저는 참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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