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목사님 컬럼

제목 CBS 기도문28 2015년 06월 30일
작성자 김기석

 하나님, 이정표조차 보이지 않는 인생길을 허위허위 걸어가는 일이 참 힘에 겹습니다. 어느 시인은 "지금까지 내가 걸어간 길은 별의 길을 따라 걸어간 길뿐"이라고 노래했습니다. 하지만 그도 또한 몇번 어둠에 걸려 넘어졌다고 고백합니다. 넘어짐 없이 살아가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요? 넘어지고 일어서고, 또 다시 길을 걷다가 다시금 넘어져 울기도 하는 것이 인생인지요? 주님, 지금 넘어진 자리에서 울고 있는 이들을 긍휼히 여겨주십시오. 다가가 손잡아 일으켜 주거나, 함께 울어줄 사람 하나 보내주십시오. 주님, 35년 전 저 남녘 땅 광주에서 벌어졌던 민주화 항쟁을 기억합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피를 흘렸던 모든 이들의 희생이 헛되이 돌아가지 않도록 우리를 지켜주십시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하신 말씀을 꼭 붙들고 참 사람의 길로 나아가게 해주십시오. 아멘. (5/12)


하나님, 저 초록빛 물결 속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꾀꼬리 울음 소리가 지친 마음에 청신한 즐거움을 불어넣어주는 소만 절기입니다. 이런저런 삶의 무게에 짓눌리다가도 우리가 누리는 일상적 삶이 은총임을 떠올리면 마음 가득 감사의 마음이 번져옵니다. 그러나 일상적 삶을 누릴 수조차 없이 몸과 마음이 무너져 내린 가련한 이웃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지근해집니다. 그들도 우리처럼 일상의 기쁨을 한껏 누리며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주님, 절망의 심연에 빠져들던 제자들에게 성령이 임하자 그들은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골방 문을 박차고 나가 예수가 주님이라고 외쳤습니다. 그 용기, 그 믿음, 그 뜨거움을 우리에게도 허락하여 주십시오. 주님의 마음을 가슴에 품고 덧거친 세상과 맞서게 해주십시오. 주님의 영으로 무너진 이 땅의 교회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십시오. 아멘. (5/19)


하나님, 오늘은 "내 아버지께서 자비하심같이 너희도 자비하라"는 말씀이 큰 울림이 되어 다가오는 나날입니다. 세파에 부대끼며 사는 동안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정한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깨진 사금파리처럼 날카로와진 마음으로 인해 스스로 상처를 입기도 하고, 이웃들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삶은 점점 적막해지고 있습니다. 주님의 영을 보내주시어 우리 마음을 치유해주시고, 긍휼과 자비의 마음을 우리 속에 채워주십시오. 오늘 우리 이웃들의 발 앞에 놓인 걸림돌들을 치우며 살게 해주시고, 모든 사람이 각자에게 품부된 생명을 온전히 누리며 사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 기꺼이 땀흘리며 살게 해주십시오. 우리의 눈을 열어주시어 오늘 만나는 모든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주님의 얼굴을 뵙게 해주십시오. 우리 마음을 정성스럽게 하여 그리스도의 정신만 꼭 붙들게 해주십시오. 아멘. (5/26)


하나님,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고 흑암이 깊음 위에 있던 태초의 상황이 떠오릅니다. 하나님의 영은 그 위를 포근히 감싸 안으시고는 '빛이 있으라' 말씀하셨습니다. 그 빛이 그립습니다. 혼돈의 어둠을 뚫고 솟아오른 빛, 세상의 어떤 어둠도 끌 수 없는 빛 말입니다. 주님, 메르스의 공포가 스멀스멀 사람들 사이를 파고들고 있습니다. 괴담이 난무하고, 병원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어슬렁거리고 있습니다. 당국자들은 속수무책으로 이 상황을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어찌해야 합니까? 주님, 이 나라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신뢰라는 기초가 속절없이 흔들리고 사람들은 불안함 속에서 표류하고 있습니다. 치유의 빛을 이땅에 비춰주시어 속히 이 불안함에서 벗어나게 해주십시오. 거룩한 주일 아침, 하나님의 뜻에 맞춰 우리 마음을 조율하게 하시고, 하늘의 선율을 노래하는 기쁨을 얻게 해주십시오. 아멘. (6/3) 


하나님, 지금 이 땅에는 불안과 두려움이 빚어낸 짙은 어둠이 드리워 있습니다. 주님이 너무도 사랑하셔서 그 일부가 되려 하셨던 세상이 끙끙 앓고 있습니다. 생명의 기운이 넘실거려야 할 이 계절에 사람들은 불길한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머뭇거리며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주님의 백성들을 이 어둠의 세력으로부터 지켜주십시오. 하늘로부터 유입되는 생명의 기운으로 이땅을 새롭게 하여 주십시오.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이들이 허둥대고 있습니다. 부디 그들이 생명 중심적 사고로 전환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이미 수명이 다 된 핵발전소를 재가동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또 다른 핵발전소를 짓는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생명의 주님, 어찌해야 합니까?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어 죽음이 예견되는 저 넓은 길이 아니라, 생명으로 이끄는 좁은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허락하여 주십시오. 아멘. (6/10)


하나님, 너무나 긴 시간 우리는 평안이 없는 땅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질병의 공포로 인해 사람들은 이웃들을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격리된 채 언젠가는 찾아올지도 모를 병을 예상하며 불안에 떨고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외롭습니다. 주님, 그들을 긍휼히 여겨주십시오. 병들어 신음하는 이들의 몸에 손을 대심으로 건강을 되찾게 해주셨던 주님의 능력을 간절히 청합니다. 그리고 하늘의 의로운 광선을 비추시어 이 땅을 괴롭히고 있는 질병이 물러가게 해주십시오. 또한 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싸우는 당신의 종들에게 지혜와 명철을 더하여 주십시오. 주님, 남북간의 전쟁이 벌어진 지 벌써 65주년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이 산하에는 전쟁에서 죽어간 수많은 이들의 아픔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주님, 이 민족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평화로운 통일의 길로 나아가도록 우리에게 지혜와 용기를 더해주십시오. 아멘. (6/17)


하나님, 오늘은 주님께만 오롯이 마음을 집중하고 싶습니다. 해야 할 많은 일들로 인해 우리는 지쳤습니다. 바람에 몸을 뒤채는 나뭇잎처럼 종작없이 방황하는 우리를 긍휼히 여겨주십시오. 행복이란 신기루를 좇아 시간 속을 질주하다 보니 우리 마음은 황폐하게 변했고, 사랑의 능력은 고갈되었습니다. 이웃들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모습을 보지 못한지 이미 오래입니다. 이제는 종작없는 방황을 멈추고 주님의 음성을 듣기 원합니다. 주님의 옷자락이라도 만지고 싶습니다. 주님, 우리의 어두운 영혼에 하늘의 신령한 빛을 비춰주십시오. 주님, 세상 도처에서 평화를 위해 일하는 이들과 함께 해주십시오. 귀한 생명을 돌보기 위해 기꺼이 위험 속으로 뛰어든 이들을 지켜주십시오. 지금도 속절없이 세상을 떠도는 난민들을 긍휼히 여겨주시고, 주님의 이름으로 모이는 교회가 그들의 품이 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십시오. 아멘.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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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데(15 07-11 02:07)
목사님의 기도에 저의 마음도 얹어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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