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목사님 컬럼

제목 CBS 기도문1 2010년 09월 29일
작성자 김기석

CBS 기도문

 

오, 주님. 연둣빛으로 피어나는 나뭇잎이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을 찬양하는 5월입니다. 두 이레 강아지만큼만 은총에 눈을 떠도 세상에 신비 아닌 것이 없다고 시인은 노래합니다. 하지만 욕망을 붙좇느라 분주한 우리 마음은 하나님의 현존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어 우리 마음에 고요함을 창조해주십시오. 쓴 열매 위에 부어지는 달콤한 꿀처럼, 주님의 마음을 우리 위에 부어주십시오. 덧없는 쾌락과 세속적인 허영심으로부터 우리를 구해 주십시오. 주님의 꿈을 가슴에 품은 사람답게, 겸손하면서도 당당한 발걸음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길을 걸어가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우리가 머무는 모든 곳에서 생명의 향기가 넘치게 해주십시오. 아멘. (2010/5/13)

 

 

하나님, 지난 한 주간도 저희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저런 염려의 물결에 떠밀리며 살던 우리들입니다. 먼 길을 걸어온 듯 몸도 마음도 지쳤습니다. 주님 안에서 안식을 누리고 싶지만 우리 마음의 풍랑은 그칠 줄 모릅니다. 바람과 물결을 꾸짖어 잠잠케 하신 주님, 우리 속에 일고 있는 염려와 근심의 파도, 의심과 두려움의 파도, 분열과 적대감의 파도를 꾸짖어 주십시오. 서로 다른 길을 걸어도 사랑으로 결속되는 기쁨을 맛보게 해주십시오. 시끄러운 세상사 속에서도 주님의 세미한 음성을 가려듣는 영적인 귀를 열어주십시오. 날이 갈수록 주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더욱 깊어지게 해주십시오.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우리로 하여금 주님 현존의 징표가 되게 해주십시오. 아멘.(5/20)

 

 

하나님, 봄비에 씻긴 초록빛이 더욱 찬란합니다. 대기도 싱그럽습니다. 하지만 왠지 서럽습니다. 인간의 대지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대립으로 세상은 온통 시끄럽습니다. 심호흡을 해보아도 가슴이 시원해지질 않습니다. 주님, 울면서라도 씨를 뿌리는 자가 단을 거두어들일 거라는 히브리 시인의 고백을 가슴에 품겠습니다. 선한 일을 하다가 낙심하거나 지쳐 넘어지지 않으면 때가 이를 때에 거두게 된다는 사도의 말씀을 꼭 붙들겠습니다. 생명의 들판에 엎드려 씨앗과 묘를 심는 저 농부들처럼, 우리도 이 척박한 역사의 들판에 평화와 사랑의 씨를 심겠습니다.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언제나 힘겹지만, 더불어 손잡고 우뚝 서서 이 세월의 강을 건너겠습니다. 주님, 우리의 동행이 되어 주십시오. 아멘. (5/27)

 

 

자비로우신 하나님, 에덴의 동쪽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을 긍휼히 여겨주십시오. 평화를 갈망하면서도 우리 눈은 세상을 향하고, 사는 게 고달프다고 말하면서도 주님의 길에서 벗어나곤 합니다. 갈등과 반목과 폭력이 일상화된 세상에 사는 동안 우리 심성도 거칠어졌습니다. 지금 이 시간 헛된 일에 집착하던 우리 마음을 거두어 주님께 바치오니 우리를 새로운 존재로 빚어주십시오. 주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아프게 다가옵니다. 바람과 바다를 꾸짖어 잠잠케 하시는 주님, 사람과 사람 사이, 나라와 나라 사이에 불고 있는 분쟁의 광풍을 꾸짖어 잠잠케 해주십시오. 사랑과 진실이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추는 세상을 향한 우리의 여정에 동행해주십시오. 아멘.(6/3)

 

 

그지없는 은혜로 우리를 돌보시는 하나님, 붉게 익은 앵두가 아침볕을 받아 더욱 찬란한 계절입니다. 분주한 일상에 지쳐 푸석푸석해진 우리 마음에 은총의 햇살을 내려주십시오. 뜨거운 볕을 안으로 품어 잎을 푸르게 하고, 열매를 준비하는 나무의 지혜를 우리에게 허락해주십시오. 불어오는 바람에 뒤채면서도 넘어지지 않는 풀처럼, 세상의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뿌리 뽑히지 않는 든든함을 우리에게 허락해 주십시오. 처리해야 할 많은 일들로 인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어, 주님의 숨결을 우리 속에 불어넣어주십시오. 들숨과 날숨 사이에서 주님의 환한 얼굴 보게 해주십시오. 오늘도 주님의 꿈을 품고 걸어가는 우리의 발걸음마다 생명과 평화가 새겨지게 해주십시오. 아멘.(6/9)

 

 

이른 비와 늦은 비로 은택을 입히시는 하나님, 진리를 향한 순례자로 부름받았으면서도 분주한 일상에 매어 갈짓자 행보를 계속하는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덕지덕지 때 묻은 창이 사물을 맑게 비추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삶은 하나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표징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묵정밭처럼 변해버린 우리 마음을 진리의 쟁깃날로 갈아엎어 주시고, 하나님의 성품의 씨앗을 우리 속에 심어주십시오. 갈릴리의 어부 시몬에게서 반석과도 같은 올곧음을 보시고, 나다나엘에게서 간사한 것이 없는 참 사람의 모습을 보아내신 예수님의 눈빛으로 사람을 대하며 살게 해주십시오. 축제의 함성 저편에서 눈물짓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해주십시오. 이 한 주간도 주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맛보게 해주십시오. 아멘. (6/16)

 

 

참 좋으신 하나님, 오늘도 우리 마음에 평화의 꿈을 심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땅 곳곳에서 들려오는 갈등과 분쟁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드시는 주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남과 북이 갈라져 살아온 지 벌써 6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분단의 상흔은 여전히 아물지 않았고,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은 가파르기만 합니다. 주님, 원수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둘을 하나로 만드시는 주님의 일에 우리도 동참하게 해주십시오. 총칼을 땅에 던지면 녹이 슬지만, 씨앗을 땅에 뿌리면 백배의 결실로 나타납니다. 주님, 날카로운 것을 받아 안아 무디게 만들고, 씨앗을 품어 생명의 기적을 일으키는 흙 가슴으로 살아가게 해주십시오. 아멘.(6/23)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 무더운 날을 견디느라 무진 애를 쓰다가, 문득 하나님의 목마름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믿음직한 심부름꾼은 그를 보낸 주인에게는 무더운 추수 때의 시원한 냉수와 같아서, 그 주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고 히브리의 지혜자는 노래합니다. 주님, 우리로 인하여 얼마나 마음을 애태우고 계십니까? 사방으로 날뛰는 우리의 마음을 모아 주님 앞에 맡기오니, 헛된 욕망으로 부풀어 오른 우리 마음은 가라앉혀 주시고, 상처입어 오그라든 마음은 치유하여 주십시오. 일상의 모든 순간이 은총임을 깨닫도록 우리 눈을 열어주십시오.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그 곳이 주님이 현존하시는 거룩한 땅 ‘베델’임을 잊지 않게 해주십시오. 아멘.(6/30)

 

 

거룩하신 하나님, 주님 안에서는 천년도 하루와 같고, 하루도 천년과 같습니다. 시간의 여울을 타고 흐르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순간순간이 은총이요 기적임을 깨닫습니다. 이 아름다운 7월 아침, 무한량으로 쏟아지는 햇살은 마치 잉잉거리는 벌 소리처럼 생명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분주한 일상에 짓눌려 사는 우리이지만, 다시금 모든 생명이 흥청대는 세상의 꿈을 다시금 품게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시절을 따라 커가는 토마토와 포도송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문득 성장이 중지되어버린 우리 영혼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이제 더 맑고, 더 깊고, 더 넓어지고 싶습니다. 주님, 만물 안에서 주님을 볼 눈과, 주님 안에서 만물을 볼 수 있는 눈을 열어 주십시오. 아멘.(7/7)

 

 

하나님, 일상의 번잡함을 면하고자 공원길을 걷다가 나무 그늘 밑에 고요히 앉아 쉬고 있는 이를 보았습니다. 잠든 아기를 품에 안고 있는 젊은 어머니였습니다. 아기와 일체가 된 그 을 보았습니다. 문득 “젖뗀 아이가 어머니 품에 안겨 있듯이, 내 영혼도 젖뗀 아이와 같습니다”라고 노래했던 히브리 시인의 노래가 떠오르며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빛이 있으라’ 하심으로 세상 창조를 시작하신 주님, 여름날의 흐린 하늘처럼 이런저런 일상의 일들에 시달리다 그만 어두워진 우리 마음을 향해 ‘빛이 있으라’ 말씀해주십시오. 눅진눅진한 일상에 지친 이들의 가슴에 하늘빛 고요와 시원함을 선사하며 사는 우리가 되게 해주십시오. 이 한 주간도 진리를 향한 순례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우리를 지켜주십시오. 아멘. (7/14)

 

 

해와 달과 별을 통해 시간의 리듬을 만드신 하나님,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때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허락하여 주십시오. 세상의 번다한 일들로 인해 우리 마음 어지럽기 이를 데 없습니다. 참혹하게 죽임을 당한 결혼 이주 여성을 보면서, 유형무형의 폭력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 깊숙한 곳에 도사리고 있는 어둠과 슬픔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마음 아픔을 느꼈습니다. 우리를 보고 세상의 빛이라 하신 주님, 이 어두운 인간의 마을에 등불 하나를 밝히는 마음으로 살고 싶습니다.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음을 아옵니다. 하지만 주님의 빛이 아니면 우리는 또 다시 어둠 속을 방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한 주간, 주님의 빛을 받아 비틀거리지 않고 걸어가게 도와주십시오. 아멘.(7/21)

 

 

주님,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아쉬워하며 목청껏 노래 부르는 매미 소리가 처연합니다. 허물벗기를 거듭하며 때를 기다리던 땅 속의 나날들을 생각하니 숙연하기까지 합니다. 생명이란 이다지도 엄숙한 것임을 절감합니다. 하나님의 숨결로 빚어진 생명이기에 세상의 어떤 생명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주님,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은 본래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났고, 품부해주신 소명을 잃어버렸습니다. 그 결과 세상 곳곳에서 전쟁과 폭력이 그치지 않고, 쓸쓸함과 공허함이 넘치고 있습니다.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이 여름, 우리가 머무는 곳 어디에서나 세상의 신비에 눈 뜨게 해주시고, 하나님의 걸작품을 바라보며 경탄할 줄 아는 마음을 회복시켜 주십시오. 아멘.(7/28)

 

 

하나님, 타는 듯한 무더위로 몸과 마음이 다 무겁습니다. 더위를 무릅쓰고 허위단심으로 오른 언덕에서 만나는 시원한 바람처럼, 주님의 은총의 신바람을 우리에게 허락해 주십시오. 골짜기에 있는 마른 뼈들처럼 버성기며 살아가느라 우리는 지쳤습니다. 주님의 생기를 보내시어 우리를 소생시켜 주십시오. 여름 한복판에 가을을 세워놓으신 주님, 입추 절기를 지나며 우리 삶도 시절을 따라 무르익기를 소망합니다. 헛된 욕심 말끔히 비워내 맑고 고운 노래 부르며 살게 해주십시오. 죽음의 악취가 진동하는 세상에 생명의 향기를 발하며 살게 해주십시오. 곳곳에서 벌어지는 기후재앙으로 말미암아 실의에 잠긴 이들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아픔을 보게 해주십시오. 우리가 마땅히 가야 할 길을 가르쳐 주십시오. 아멘.(8/4)

 

 

고통받는 이들의 신음소리를 기도로 들으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가진 것 없어 굴욕당하고, 나라가 없어 짓밟히던 히브리들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하신 주님, 주님은 언제나 해방자의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오십니다. 오늘은 일제의 압제로부터 이 나라가 해방된 지 6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사람들은 도둑처럼 찾아온 해방에 감격했지만, 그 해방의 감격은 이내 분단의 아픔으로 이어졌습니다. 주님, 이 나라의 진정한 광복은 남과 북이 서로 얼싸안고 기쁨의 춤을 추는 그 날이 아니겠습니까? 막힌 담을 헐어 둘을 하나 되게 하시는 주님, 이 민족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성령의 바람으로 우리 가슴에 드리운 분단의식을 몰아내주시고, 평화 통일의 새 꿈 하나 우리 속에 심어주십시오. 아멘.(8/11)

 

 

참 좋으신 하나님, 여름의 끝자락에서 주님을 찬양합니다. 조석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이 낮 동안의 열기를 식혀주고 있습니다. 여름내 눅눅해진 옷가지를 내걸어 거풍시키듯, 우리 영혼을 짓누르고 있던 무거움을 주님의 숨결 앞에 내려놓습니다. 마른 뼈의 골짜기에 생기를 보내시어 그들을 군대로 소생시키셨듯이, 일상의 쳇바퀴를 굴리느라 탈진한 우리들에게 주님의 생기를 불어넣어주십시오. 지금 눈물짓고 있는 이들, 지금 쓸쓸한 이들, 지금 갈 바를 몰라 방황하는 이들, 지금 땅이 꺼져라 한숨짓고 있는 이들의 길벗이 되어주십시오. 생기를 잃은 손, 옹이 진 손을 잡아주십시오. 욕망에 부푼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세상의 신비에 눈을 뜨게 해주십시오. 우리의 앞길 주님의 빛을 받아 환하게 해주십시오. 아멘.(8/18)

 

 

하나님, 비 내리는 한 주간을 건너고 나니 햇살 양양한 광경이 그립습니다. 폭우로 말미암아 물에 잠긴 신의주 일대의 사진을 바라보면서, 동포들의 한숨 소리가 귓전에 들려왔습니다. 절망과 시련이 겹치고 있는 그 땅에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그리고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그들을 도울 이들을 일으켜 주십시오. 공직자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공의가 무너진 세상의 이면을 보는 듯하여 마음 아팠습니다. 사법적 정의와 분배적 정의가 실현되는 나라의 꿈은 멀기만 한 것 같습니다. 주님, 편하고 쉬운 길을 열어달라고 기도하지 않겠습니다. 비록 어려울지라도 주님이 앞서가신 그 길을 따라 꿋끗하게 나아가는 검질긴 믿음을 주십시오. 또한 그 길을 걷는 동안 문득 주님의 마음과 하나되는 기쁨을 맛보게 해주십시오. 아멘.(8/25)

 

 

자비하신 하나님, 바람에 몸을 뒤채는 갈대처럼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이 변하는 우리들입니다.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이 갈마드는 인생길에서 우리는 오늘도 비틀거립니다. 바르게, 깨끗하게 살자던 다짐은 일상의 번다함 속에서 조금씩 무뎌지고, 앙버티며 사느라 우리는 지쳤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대지에 뿌리를 박고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리는 나무처럼 주님만을 바라봅니다. 태산보다 더 든든하게 은총으로 지켜주시는 주님을 기억하면 힘이 납니다. 주님, 어린 아이처럼 칭얼거리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역경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굳게 붙드는 직립의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주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주님의 마음으로 이웃을 보듬으며 살겠습니다. 우리가 지칠 때마다 주님의 숨결을 불어넣어주십시오. 아멘.(9/1)

 

 

자비하신 하나님,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면서 서늘한 바람이 우리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는 나날입니다. 태풍이 지나간 하늘은 맑고도 푸르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날들을 흔연한 마음으로 즐기지 못합니다. 정부는 공정한 사회의 꿈을 내놓았지만, 특권을 대물림하는 공직자들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기 때문입니다. 날이 저물고 바람이 서늘할 때에 동산을 거니시다가 “네가 어디에 있느냐?” 물으셨던 주님의 음성이 예리하게 우리 속에 파고듭니다. 우리는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새겨주시며 잘 간직하라 명하셨던 그 마음을 잃어버려 우리는 방황합니다. 가을의 문턱에서 주님께 청합니다. 하나님 경외하는 마음 회복시켜 주시고, 우리 사회가 더 공정하고 따뜻하게 변화되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아멘,(9/8)

 

 

참 좋으신 하나님, 인간 세상이 아무리 어지러워도 절서는 어김이 없어 우리를 돌아보게 합니다. 뿌리를 살피고 은혜에 보답하는 이 계절에 우리도 근본을 돌아보게 해주십시오. 한가위 명절이 되어 고향을 찾아가는 이들을 보살펴 주십시오. 저녁 되어 집 찾아가는 저 착한 양과 같은 사람들, 가슴의 상처와 흐르는 눈물 안으로 삭이며 품을 찾아 떠나는 이들을 지켜주십시오. 그리고 보름달처럼 두루 원만한 주님의 사랑으로 그들을 품어 주십시오. 흉허물 없이 어울려 빚어내는 함박웃음으로 세상이 조금은 더 살만한 곳이 되게 해주십시오. 명절이 되면 더욱 깊은 외로움 속에 침잠하는 이들을 기억하게 해주시고, 그들 곁에 한걸음 다가서는 우리가 되게 해주십시오. 아멘.(9/15)

 

 

자비하신 하나님, 하늘의 창문이 열리고 땅의 샘이 열린 듯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를 보며 인간의 작음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슨 일이든 못할 게 없는 듯 살아가지만, 이제 하나님의 질서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겸허함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꽃무늬 벽지에 곰팡이가 슬듯 우리 마음에 드리운 음습한 욕망을 주님 앞에 내놓습니다. 은총의 햇살과 생명의 신바람으로 말려 주시고, 품부받은 생을 한껏 살아갈 새 힘을 채워주십시오. 착하고 순한 사람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굴욕감을 느끼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시려는 주님의 꿈에 기꺼이 동참하는 우리가 되게 해주십시오. 우리가 내딛는 모든 발걸음이 중심이신 주님을 향한 순례의 여정이 되게 해주십시오. 아멘(9/22)

 

 

‘빛이 있으라’ 하심으로 세상을 만드신 하나님, 맑게 갠 가을 하늘을 바라볼 때마다 마치 하나님의 얼굴을 뵙는 듯 가슴이 설레는 날들입니다. 하늘이 열린 이날, 이 땅 곳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착하고 순한 사람들의 마음에도 신령한 빛을 허락해주십시오. 그래서 창조의 아침 같은 선선함으로 각자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게 해주십시오. 때로 지치고 힘들어 비틀거리더라도, 달콤한 유혹이나 시련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는 말게 해주십시오. 불의한 이 세대를 닮지 않게 해주시고, 하늘빛 고요함으로 우리 일상을 채우게 해주십시오. 지금 울고 있는 이들, 지금 삶에 멀미를 느끼는 이들을 주님의 은총의 날개 가운데 품어주십시오. 이 한 주간 우리가 걷는 길 위에서 주님을 만나 뵙는 기쁨을 허락해주십시오. 아멘. (20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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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문호(10 09-30 11:09)
목사님의 주님의 향한 연민과 세상을 향한 열정을 깊이 느껴지는 기도들입니다.
이 시대에 김 목사님과 같은 이와 함께 숨쉬고 있다는것 조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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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철(11 01-20 11:01)
목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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