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목사님 컬럼

제목 기도로 품는 이슈25 2008년 0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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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인류의 꿈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우리는 지금 대한을 지나 입춘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서성이고 있습니다. 찬 바람에 몸을 곱송그리며 걷는 이들은 봄 소식이 들려오기만을 기다립니다. 계절의 봄도 봄이려니와, 모든 창조세계가 저마다의 삶의 몫을 옹글게 살아내는 역사의 봄이 너무도 그립습니다. 제국주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던 주전 8세기에 당신의 종 이사야는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눕는 평화의 세상을 꿈꾸었습니다. 그 꿈은 온 인류의 꿈이기도 합니다. 오색의 영롱한 꿈조차 없다면 삶은 황무지로 변하고 말 것입니다. 주님,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건으로 죽어간 이들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꿈을 찾아 고국을 찾았던 이들의 꿈은 그렇게 스러졌습니다. 죽은 이들의 넋은 어떤 말로도 위로받을 길 없고, 가족들의 억장 무너지는 슬픔은 가실 길이 없습니다.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대구 지하철 화재사건이 일어나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죽은 그들의 넋은 여전히 이 강토 위를 떠돌고 있는데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안전 불감증에 걸려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대접받는 세상의 꿈은 속도와 효율과 이익에 발밭은 자본의 논리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지는 듯 합니다.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세상 물정 모르는 자의 과욕에 불과한 것인지요? 괴물은 누군가의 눈물과 한숨을 먹고 자라는 성공이나 발전은 자기 속에 붕괴의 씨앗을 품고 있음을 잊지 않게 해주십시오. 하나님, 태안반도에서한 평생 바다를 바라보며 살던 당신의 착한 아들들이 세상을 버렸습니다. 한편으론 안 됐다는 생각이 들지만, 다른 한편 그들을 죽음의 가장자리로 내몬 이들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누를 길이 없습니다. 물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살아갈 방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더욱 필요한 것은 그들을 벼랑으로 밀어낸 이들의 진솔한 사과였습니다. 해당 회사는 뒤늦게 형식적으로 사과의 말을 했지만, 도무지 진정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부유함과 권력의 바벨탑에 갇힌 이들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주님, 정권 인수위의 활동을 두고 염려하는 말들이 많이 들려옵니다. 통일부의 존폐 문제가 그렇고, 교육에 대한 이해가 그렇습니다. 인재과학부에서 교육과학부로 명칭을 변경했다고는 하지만, 새 정부의 교육에 대한 이해가 심히 염려스럽습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인간은 결코 인적 자원으로 환원될 수는 없다고 믿습니다. “네가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치우치려 하면, 너의 뒤에서 ‘이것이 바른길이니 이 길로 가거라’ 하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사30:21) 하신 주님, 이 민족을 불쌍히 여기시어 정책을 만드는 이들의 귀를 예민하게 해주시고 주님의 음성을 따라 바른 선택을 하도록 이끌어주십시오. 이 겨울, 울울한 우리 마음에 빛으로 임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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