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목사님 컬럼

제목 기도로 품는 이슈24 2008년 01월 11일
작성자
기도문 자비하신 하나님, 눈 속에 있는 산봉우리가 해 저문 빛을 띤다는 소한 절기의 은총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추위 속에서도 옹골차게 성장하는 나무들처럼 이 겨울에 우리의 속사람도 그렇게 자라게 해주십시오. 차면 기울고, 기울면 차오르는 달처럼 인간의 역사도 변전을 거듭합니다. 그런 변화의 과정을 통해 과연 역사는 진보하는 것인지요? 지난 연말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면서 사람들은 뭔가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며 설렘을 감추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염려의 한숨소리도 들려옵니다. 새로운 정부는 설렘과 염려 사이의 좁은 길을 통과해야 합니다. 쉽지 않은 길이기에 주님의 돌보심이 필요합니다. 곧게 다듬은 나무로 유려한 곡선의 처마를 만드는 장인처럼 대통령 당선자가 바름을 잃지 않으면서도 이리저리 찢긴 사람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 곡선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우선적인 관심을 보이시는 하나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내놓는 정책들이 하나님의 마음에도 합한 것이 되게 해주십시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며 내놓는 조치들이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일이 없게 해주십시오. 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라며 내놓는 조치들이 사회적인 불평등을 더욱 고착화하는 일이 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을 위해 창조질서를 훼손하는 일을 하지 말게 해주십시오. 진실이 땅에서 돋아나고, 정의는 하늘에서 굽어보는(시85:11) 새로운 세상의 꿈이 백일몽이 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권좌는 저주의 수렴이요, 치욕의 원천이요, 강력한 오점"이라는 정현종 시인의 노래가 현실이 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폭력과 부패가 만연한 세상을 보시며 사람 지으신 것을 후회하신 주님, 지난 해 12월 27일에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를 죽음에 이르게 한 파키스탄의 폭탄 테러를 보며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습니까? 테러의 배후가 누구이든, 우리는 비루한 욕망의 냄새를 맡습니다. '너'를 인정할 수 없다는 배타성과 독단주의가 폭력의 뿌리가 아닌지요? 우리는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입니까?"라며 항변했던 가인의 음성이 또렷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가인을 해친 벌이 일곱 갑절이면, 라멕을 해치는 벌은 일흔일곱 갑절"이라는 라멕의 노랫소리가 고막을 찢고 있습니다. 피가 피를 부르는 이 미친 흐름을 중단시키실 분은 주님뿐이십니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주님, 파키스탄과 수단과 케냐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도 평화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게 해주십시오. 평범한 행복을 누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소박한 꿈이 배반당하지 않는 새 세상을 열어주십시오. 그리고 우리를 평화의 도구로 삼아주십시오. 아멘.
목록편집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