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목사님 컬럼

제목 기도로 품는 이슈13 2007년 0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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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로 품는 이슈13 올 여름 전력수요 최고 예상 [6월 11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에 따르면, 올 여름 최대 전력 수요는 시간당 6150만kW로 지난해 보다 4.3% 증가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됐다. 때 이른 무더위와 경기회복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으로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써머타임제(일광절약시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에너지 절감 효과가 적은데다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커 도입에 부정적 입장이다.] 주님, 전력 수요가 늘어난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숲이 사막으로 바뀌고, 강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고, 저지대의 주민들이 짐을 싸들고 높은 곳으로 피신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돌이킬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데도 우리는 여전히 치킨게임에 빠진 사람들처럼 눈을 감고 질주하고 있습니다. “아직 보지 못하는 일에 경고하심을 받아 경외함으로 방주를 예비”했던 노아처럼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먼저 변화되게 해주십시오.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은 가급적이면 해야 할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할 신앙적 과제임을 잊지 않게 해주십시오. 스스로 불편함을 택하는 것이 곧 이웃 사랑임을 깨닫게 해주십시오. 장시간 노동빈도, 한국 2위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ILO)가 41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 세계의 노동시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장시간 노동빈도’는 49.5%로서 페루(50.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장시간 노동빈도는 전체 근로자 중 1주에 48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의 비율이며, 3위는 에티오피아(41.2%)로 조사됐고, 미국(18.1%)은 19위, 일본(17.7%)은 20위를 차지했다. ILO 관계자는 “선진국의 노동시간 변동의 역사를 살펴보면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경쟁력을 노동시간 위주에서 자본집약적 방식이나 작업조직의 개편 등으로 전환하고 있으나, 한국의 경우 아직까지 노동시간 위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주일 아침, 교회 마당가에 나가 교우들을 영접할 때면 생기에 찬 얼굴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애써 미소를 짓고 있지만 삶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그들을 볼 때마다 안쓰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장시간의 노동은 우리 내면에 불타고 있어야 할 신성한 불꽃을 꺼뜨려, 텅 빈 인간이 되게 만듭니다. 도시의 많은 이들이 오락과 위안거리를 찾는 것은 그 때문일 것입니다. 주님, 지금까지 우리는 무딘 톱으로 나무를 베려는 어리석은 사람처럼 살아왔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노동구조가 변화되게 해주십시오. 신명난 노동과 창조적인 휴식의 리듬 속에서 삶을 축제로 바꿀 줄 아는 참된 지혜를 우리에게 허락해주십시오. ILO, ‘한국노동환경 개선’ 초강경 권고안 [국제노동기구(ILO)가 노동 3권(단결권 · 단체교섭권 ·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 대해 유례없이 강경한 권고안을 채택했다. 6월 13일 국제노동기구 산하 ‘결사의 자유 위원회’는 “6급 이하 뿐 아니라 모든 공무원의 노조 가입을 보장하고,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공무원의 파업권을 허용할 것”을 촉구하면서,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는 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뿐 아니라, 포항건설 노조 사망 사건과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 경찰이 동원된 사례 등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며 한국 정부에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주님, 에덴동산에서 일하라고 위임받은 존재는 인간뿐입니다. 동산을 잘 가꾸고, 동물들을 돌보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본질에 속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사유재산이 발생하는 순간부터 재화의 분배를 둘러싼 사람들의 갈등은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노동은 자본에 예속되었고, 예속된 이들의 가슴에는 시퍼런 멍 자국이 가실 날이 없습니다. 주님은 인간의 땅에서 벌어지는 이 모든 일을 너무나 잘 아시옵니다. 사용자와 노동자가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정녕 없는지요? 주님, 약자들의 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세워진 법이 공정하게 시행되게 해주시어, 노동자들이 더 이상 극단적인 의사 표현의 수단을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새 세상이 열리게 해주십시오. 일부 사립대학들 ‘내신 무력화’ 발표 [연세대 등 수도권 주요 사립대들이 대입 전형에서 상위 40%에 해당하는 내신 성적 4등급까지 모두 만점으로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것이 도입될 경우 정시에서 당락은 수능이나 논술, 면접 점수로 결정된다. 그동안 내신 50%이상 반영 등 학교생활기록부 위주의 선발을 강력히 권고해 온 교육부는 주요 사립대들이 ‘내신 무력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예산 지원 중단 등 강력 제재 방침을 공표했다. 이에 따라 일부 사립대에서는 정시 전형을 번복하는 등 당분간 내신 성적 반영률을 놓고 각 대학의 혼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얼굴을 한 친구가 10층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렸습니다.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부럽기도 했습니다. 성적 부진, 그 친구의 문제는 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만이 좋은 학생으로 인정받는 이 교실, 이 학교, 이 사회가 우리를 죽게 합니다.’ 오래 전에 받은 한 고등학생의 편지가 또렷하게 떠오르는 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학벌사회의 병폐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받아들인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실시하는 일보다, 좀 더 나은 학생을 선발하는 일에 관심을 집중하는 대학의 풍토가 변화될 수 있는 길은 없는지요? 주님, ‘보편성을 추구하는’ 대학(university)과 ‘신념의 고백자’(professor)인 교수들이 인간적 가치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십시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붕괴 위기 [팔레스타인 양대 정파인 하마스(총선 압승 ․ 이슬람저항운동)와 파타(총선 패배 ․ 서방, 이스라엘의 지지) 사이의 무력 충돌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6월 12일 하마스 소속 무장조직이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파타당 보안군 본부를 공격해 장악했다. 이에 따라 3월 어렵게 출범한 자치정부 공동내각이 붕괴 위기에 빠졌다. 정치적 제휴가 무너지면, 각각 대규모 무장세력을 거느린 두 정파의 충돌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주님, 팔레스타인의 눈물의 마를 날이 없습니다. “다행히 저녁때까지 살아있다고 할지라도, 그 하루는 그들의 하루가 아니다”라는 팔레스타인 작가의 말은 그들이 처한 고통의 심연을 보여줍니다. 수백만 명이 난민이 되어 세상을 떠돌며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다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두고 온 집의 열쇠꾸러미를 자식에게 넘기는 노인의 절망은 깊기만 합니다. 팔레스타인에 자치정부의 꿈은 그 방법을 둘러싼 정파간의 갈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서로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 문제입니다. 희망의 불빛은 가물거리고, 가야 할 길은 멀지만 그들이 끝내 평화의 길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그들이 ‘평화에 이르는 길은 없다. 평화가 곧 길이다’라는 말을 굳게 붙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 호주, 목수 타일공 가장 선호 [호주의 한 취업사이트가 95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 결과, 가장 갖고 싶어 하는 직업으로 목수를 들었다. 타일공과 페인트공, 건설노동자, 배관공이 그 뒤를 이어 육체노동 직업이 상위 5위권을 싹쓸이했다. 은행가(6위), 의사(7위), 변호사(8위) 등 다른 나라에서 선망 받는 고소득 전문직들은 뒤로 밀렸다. 이 사이트 관계자는 “호주 사람들은 점점 직책과 사회적 지위에 무관심해지고 있다”며 “육체노동자들은 항상 야외에서 일하면서, 스트레스는 덜 받고 돈은 많이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상적인’ 관점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시작과 끝 사이에서 유동하는 삶의 밧줄 위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삶의 과정이란 주님께서 위탁하신 일들을 수행하는 과정이라 믿습니다. 주어진 일이 무엇이든 그것을 거룩한 소명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믿음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모든 것의 가치가 돈으로 환산되는 세상에 살면서 우리는 지쳤습니다. 직책과 사회적 지위에 대한 관심이 우리로 하여금 바로의 체제에 길들여진 노예가 되어 살게 합니다. 주님, 우리에게 주어진 일이 몸 노동이든 정신노동이든 하나님께서 머무시는 이 땅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 되게 해주십시오. 사람들 다수가 하기 싫어하는 일을 감당하고 있는 이들이 더욱 존중받고 대접받은 세상이 열리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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