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목사님 컬럼

제목 기도로 품는 이슈2 2006년 12월 19일
작성자
기도로 품는 이슈2 (다음의 열 가지 항목은 다움의 네티즌들이 뽑은 2006년도의 이슈입니다. 한해가 저물어가는 이 때에 다시 한번 마음을 고요히 하고 지난 날들을 돌아봅니다. 걸림돌처럼 우리 앞에 놓였던 그 사건들을 디딤돌로 삼을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주님께 청해봅니다.) 1. 황우석 사태 하나님, 우리는 신자유주의라는 평원 한 복판에 세워진 바벨탑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가, 남에게 뒤쳐질까 두려워 거짓을 더위잡았던 한 사람의 몰락은 우리에게 아픈 경고가 되고 있습니다. 생명의 문제를 경제 문제로 환원시키고는 거기에 열광했던 우리들의 천박함을 꾸짖어주십시오. 힘겨울지라도 진실의 터 위에 우리 인생의 집을 짓게 해주십시오. 말 없이 정진하는 모든 과학도들의 날개가 꺾이지 않도록 저들을 사랑으로 품어주십시오. 2. 북한의 핵실험 주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라는 값비싼 대가를 지불하고도 인류는 여전히 불화의 벌판을 질주하고 있습니다. 절박한 북한의 사정을 모르지 않지만, 살기 위해서 핵을 택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은 너무도 근시안적입니다. 한반도에 관련된 모든 이해당사국들이 자기 파멸에 이르고야말 어리석은 경주를 그만 두게 해주십시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드는 예언자의 꿈이 이 한반도에서 현실이 되게 해주십시오. 3.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선출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평화를 원하지만 분쟁과 전쟁의 소식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의 소음이 멈출 날은 언제입니까? 수단과 소말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파간의 갈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주님, 당신의 종으로 세움을 입은 반기문 총장에게 이 모든 일들을 조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허락해 주십시오. 이 시대의 광기에 맞설만한 통찰력과 용기와 믿음을 그에게 허락해주십시오. 4. 도박 공화국 - 바다 이야기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라”는 사도의 가르침이 무색한 세상입니다. 세상은 오히려 그렇게 사는 것은 사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칩니다. 가치관이 전도된 이 세상에서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하는 이들이 사행성 도박장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그것은 희망을 향한 몸짓이 아니라 절망으로의 투신입니다. 주님, 사람들을 도박판으로 은밀히 잡아끄는 모든 제도와 법령들이 정비되게 해주시고, 그 일을 통해 이득을 꾀하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두려움을 보여주십시오. 5. 한미 FTA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앞두고 어떤 이들은 이것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하고, 또 어떤 이들은 이것이 ‘낯선 식민지’의 도래라고 말합니다. 어느 편이든 진실의 일면만을 보고 있을 것입니다. 주님,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일러주십시오. 어느 길이든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로 살아가는 ‘땅의 사람들’이 희생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진실이 땅에서 돋아나고, 정의는 하늘에서 굽어보는” 세상의 꿈을 저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6. 부동산 광풍 주님, 지금 이 땅에서 집은 더 이상 아늑한 보금자리가 아닙니다. 부동산 광풍에 떠밀려 부평초처럼 흔들리는 이들에게 집은 사회적 신분의 기호이고, 돈벌이의 수단입니다. 가난한 이들의 내집 마련의 꿈은 가진 자들의 투기로 말미암아 가뭇없이 스러지고 있습니다. 주님, 정착 생활의 안락함에 젖어들 즈음 초막에 머물며 조상들의 신산스런 삶과 주님의 은총을 톺아보던 이스라엘 사람들의 지혜를 우리에게 허락해 주십시오. 7. 박근혜 피습 세상에 있는 모든 생명은 살기를 원하고, 다른 이들과 소통하기를 원합니다. 소통의 길이 막힐 때 우리는 당황합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존재는 우리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들이 있어 세상은 조화롭습니다. 나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다고 해서 다른 생명에게 위해를 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나움이 참으로 두렵습니다. 주님, 우리에게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와,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회복시켜 주십시오. 8. 첫 여성 총리의 탄생 가부장적인 문화가 여전히 지배적인 우리 사회에서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된 것은 참 귀한 일입니다. 그로 하여금 이 땅의 여성들이 보여온 검질긴 생명력과 포용력으로 상처난 것들을 얼싸안게 해주시고, 나뉜 것들을 하나되게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게 해주십시오. 그가 이르는 곳마다 거친 마음들이 부드러워지게 하시고, 막혔던 소통의 통로가 열리게 해주십시오. 그의 존재가 이 땅의 딸들에게 더 큰 희망의 징조가 되게 해주십시오. 9. 중국의 고대사 왜곡 끊임없이 타자를 만들어내고 그들과의 차이를 강조하고 배제함으로써 ‘우리’라는 일체감을 굳혀가는 것이 제국주의자들의 버릇인 것 같습니다. 남의 역사를 왜곡해서라도 자민족이 처한 현재적 어려움을 돌파하려는 저들의 의도가 불순합니다. “하늘에 계신 자가 웃으심이여”. 시편 기자의 노래가 우리의 노래가 되었습니다. 주님, 저들의 불순한 의도를 깨뜨려주십시오. 그리고 우리에게 타자를 배척하거나 미워하지 않으면서, 그들과 더불어 평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는 밝은 눈을 허락해주십시오. 10. 일본, 독도 주변 해역 탐사 시도 뭇 나라의 도모를 흩으시고, 뭇 민족의 계획을 무효로 돌리시는 하나님,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법정 앞에 서있습니다. 우리는 일본이 아시아인들에게 가했던 폭력과 광기의 역사를 잊을 수 없습니다. 정신대 할머니들의 억눌린 신음소리가 지금도 이 산하를 떠돌고 있고, 식민주의의 잔재가 망령처럼 우리를 엄습하고 있습니다. 주님, 낡은 토대 위에 새로운 역사를 세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역사를 날조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들기 전에 먼저 엎드려 고통받은 이들 앞에 사죄할 수 있는 겸허함을 저들에게 허락해주십시오.
목록편집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