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강
박두진
강은
한밤에 빠지는
억만 광년 하늘 밖의 멀디멀은 별
가장 작은 별 그림자에도
가슴설레고
저절로 떨어지는 꽃이파리 하나
가장 작은 몸짓에도
황홀해 한다
어둠을 칼가르는 밤새의 울음
어디론가 가는 새를
마음걱정하고
갈대가 갈대에게 살을 베개 한
바람의 그 뉘우침에
따라 뉘우치고
하늘의 날새 산의 산짐승
물의 물고기 땅의 땅버러지들의 살음살이
쫓음과 쫓김
먹음과 먹힘
강한 자의 횡포에 두 눈 부릅뜨고
쫓기는 자 약한 자
죽는 자의 죽음에
눈물 흐느낀다
한밤에도 뒤슬르며 잠못이룬다
먼 먼 은하물결 귀기울여 듣고
한밤내 한밤내
전신을 그 신경 세워
대지 지킨다.